어제 중1 아들의 담임이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 내용의 요지는

아이가 여자아이 000랑 사귄다고 학교에 소문이 쫙 퍼졌는데

그 때문에 중간고사 성적이 떨어진거 아니냐는 겁니다. 여자아이의 이름까지 거론하면서 어머니도 알고 계시냐고 묻네요.

 입학할때 배치고사 전교1등이었고 이번 중간고사 전교 20등 했습니다..

 담임은 아이가 전교 1등을 할거라고 믿었겠죠..저도 기대했고 아이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20등을 했습니다. 반에서 2등.  도덕과 음악을 망쳐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고. 국영수사과 성적은 좋습니다.

 저는 남녀공학에서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들이 서스럼없이 친하게 지내는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그렇다고 아이가 방과후에 여자아이 손잡고 데이트를 다닌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몰래 숨어 뽀뽀를 한것도 아니고..아이말이 그냥 친해서 자주 이야기를 하는 정도라고 하는데..

 40대후반인 남자선생님이 보기엔 아이가 성격좋고 친구도 많고 운동도 잘하고 아주 원만한데 연애질에 빠져서 공부를 등한시 하는것 같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분석이 과연 제가 걱정해야할만큼 설득력이 있을까요?

 전 그냥 암담합니다. 아이가 여자아이와 가깝게 지내는게 암담한게 아니라 남녀공학에서 이런 문제로 성적 운운하며 엄마에게 전화를 하는 담임이 암담하네요. 이게 우리나라 중학교의 현실인가요? 여자아이들과 말도 안 섞고 오로지 책만 들여다 봐야 하는건지..

 전 책만 파는 찌질이 모범생보다는 아이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리며 학교 생활 즐겁게 하는 울 아들 모습이 보기좋은데..저도 아이에 대한 욕심은 대단한 엄마이지만 전교 20등을 했다고 해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요..중학교 첫시험이잖아요..

 담임은 중간고사 끝나고 제가 면담을 신청할것같아서 기다렸다고 하네요. 그런데도 아무런 연락도 없어서 먼저 전화를 했다고..굉장히 심각합니다. 그리고 저더러 면담하러 학교에 한번 오시랍니다.

 면담을 가기는 가야할것같은데...도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요? 연애질 못하게 잘 단속하겠습니다. 한눈 안팔고 공부만 하게끔 지도하겠습니다..이런 말을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