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지나치다 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4살 아이 엄마이고, 교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이 괜찮다면 많이 사서 여러 책 읽히는 것도 좋지만, 가끔씩 엄마들 책장 공개하며 온 거실에, 베란다에 유명 전집 도서로 나열해 놓은 거 보면 그리 좋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적당히 있어도 될 것을 경제, 사회, 과학 이것저것 다 사서 꽂아놓고 얘기하는 것보면 어찌보면 허영이고 사치로 밖엔 보이지 않습니다. 어떤 맘들 난 몇 질 밖에 없는데 이걸로 괜찮겠느며 걱정하는 맘들 보면 참 안타깝고요...

책이 지나치게 많은 아이... 그것을 다 소화할리도 없고, 책에 대한 애착도 가지기 어렵다고 봅니다. 적당히 단행본 사서 열심히 반복 또 반복해서 읽어 줘서 책에 대한 관심과 애착 가지게 한 다음 서점가서 아이가 원하는 책 그때그때 사주고, 어린이 도서관 다니면서 함께 읽고 그러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전 유아 시절(다섯 살 즈음) 집에 제가보는 책 딱 다섯 권 있었습니다. 책을 참 좋아해서 그 다섯 권 책이 다 떨어질때까지 봤었죠... 지금도 그 다섯 권 책 내용과 그림이 모두 기억나고, 비록 다섯 권이지만 그 책들 읽으며 수많은 상상을 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울 남편 제가 애 책 사준다고 하면 질색팔색을 하는 사람이예요~ 본인은 어릴 때 집에 동화책 딱 한 권 밖에 없었다고... 지금 가진 지식은 초등학교 때 도서관 가서 다 쌓은 거라며 지금은 책에 관심만 가지게 하라고 늘 강조합니다. 자랑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울 남편 없는 집안에서 도서관 책 빌려보며 자랐지만, S대 학사, 석사, 박사까지 받은 사람이거든요...

님... 울집은 차일드애플, 베넷아이동화, 푸둥이, 단행본 40여권 밖에 없지만 울아들 책 엄청 좋아하고, 매일 같은 책 반복하지만 그때마다 아주 집중하며 잘 듣는답니다. 최대한 리얼하게 내용 얘기하려면 목이 많이 아프지만, 그래도 아이가 책에 애착을 가지게 되어 무척 다행이라 생각하고, 좀더 크면 도서관을 자주 애용하려 합니다.

책에 대한 포커스를 바꿔서 양으로 승부하려고 하지 마세요...

어릴 때 집안의 책의 양이 반드시 아이의 성적과 직결되지 않고 성공을 보장하진 않습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아이에게는 다른 어떠한 것을 주입하기보다 하루하루가 아이에게 즐겁고 행복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