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영어 그림책을 즐겨 읽는다 싶으면
phonics를 시켜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슬슬 드실 겁니다.
아이가 하나 둘 단어를 읽기 시작하고 이것 저것 자꾸 읽고 싶어 한다면
가장 기본적인 알파벳의 음가 정도는 가르쳐도 좋겠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절대로 엄마가 먼저 앞서 가시진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 중 가장 쉽게 마스터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읽기거든요.
중학교 때 영어를 시작한 우리도 읽는 것 만큼은 어느 정도 하잖아요?
듣고, 말하고, 쓰기가 안 되는 사람들도 읽는 것만큼은 어느 정도 하는 경우가 많죠.
다시 말해, 네 영역 중 읽기만큼은 단시간에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읽기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투자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희 아이 경우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읽기를 스스로 깨쳤습니다.
열심히 책을 읽어 주는 것만으로도 읽기가 가능해진다는 얘기죠.
고로 아이가 영어 그림책 읽기를 즐기고 있다면
phonics보다는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영어 독서 능력을 더 한층 높여 주세요!
그러다가 아이가 읽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그 때 phonics 씨디롬이나 교재를 사용해 기본적인 내용을 한 번 정리해 주시면 됩니다.
(Phonics와 기초적인 읽기 연습에 관해서는 10회 글에서 자세히 알려 드릴게요!)
다양한 책 읽기를 통해 책 목록을 확장시켜 봅시다!
1. 아이가 유난히 좋아했던 책의 작가가 만든 또 다른 책을 찾아 읽어 봅니다.
- 책을 꾸준히 접하다 보면 선호하는 작가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 작가가 만든 책이 어떤 게 있나 온라인 서점에서 검색해 보고 찾아 읽어 보세요.
2.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 다양한 책을 골라 주세요.
- 온라인서점 사이트에서 주제어를 입력해 관련된 책 목록을 찾아 보세요.
속 내용을 볼 수 있다면 난이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가급적 실물을 보고 구입하는 쪽이 실패 확률이 적지요.
책 고르는 게 어렵다면 게시판을 통해 제게 문의하셔도 좋아요.
문의하실 때는 아이의 연령과 그 동안 본 책과 좋아했던 책, 그리고 별로 안 좋아했던 책 등
아이의 책 취향을 알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알려 주셔야 적당한 책을 추천해 드릴 수 있습니다.
3. 그 동안 창작 그림책 위주로 봤다면 non-fiction 정보 그림책이나 수학, 과학 그림책도 시도해 보세요.
- 다양한 형식과 주제로 된 책을 읽다 보면 다양한 어휘를 접하게 되어
단어 실력을 키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4. 같은 내용 혹은 비슷한 주제를 다룬 영어 그림책과 우리 그림책,
그리고 비디오를 함께 접하게 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어 봅시다.
- 이에 대해서는 9회 글에서 자세히 언급 하도록 할게요~
이제는 내용이 조금 길거나 상징이 많은 책,
Dr Seuss의 책처럼 rhyme 위주로 쓰여 해석하기 어려운 책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보실 수 있습니다.
모르는 단어는 간단한 영영사전이나 picture dictionary 등을 이용해 찾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단,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매번 사전을 찾으려다 보면 읽을 때 맥이 끊어지고,
아이도 지루해 하므로 어쩌다 생각날 때 한두 개 찾아 보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빠른 아이들은 6세부터 하나 둘 유치(baby teeth)를 갈기 시작합니다.
Audrey Wood의 "Tooth Fairy"는 유치를 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테이프의 storytelling이 재미있어서 아이들한테 인기 만점입니다.
그래서, 제가 5~6세 아이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많이 애용하는 책이기도 해요. ^^
구입하실 때는 꼭 테이프가 있는 걸로 구입하세요~
Leo Lionni의 "It's Mine!"은 보이는 것마다 다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개구리 Milton, Lupert, Lydia의 이야기입니다.
비가 엄청나게 퍼붓던 날, 바위 하나에 의지해 셋이 꼬박 밤을 지새고 나서야 함께 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깨닫게 되죠.
다른 건 몰라도 "It's mine!" 하나만큼은 정말 확실히 익힐 수 있는 책~ ^^
"Click, Clack, Moo Cows That Type"는 젖소들이 타자를 쳐서 원하는 바를
농장주인 아저씨한테 요구한다는 황당한 설정이 재미있는 책입니다.
2001년에 Caldecott Honor의 영예를 안은 바 있기도 해요.
요즘 아이들은 타자기가 뭔지 모르니까 타자기가 뭔지 설명해 주시고,
타자 치는 흉내를 내가며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Kevin Henkes의 책은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담고 있어
읽을 때마다 항상 미소를 머금게 만들죠! "A Weekend with Wendell," "Owen," "Chrysanthemum" 등은
모두 저희 아이가 참 좋아했던 책들로 요즘도 가끔 혼자 꺼내 읽곤 한답니다.
그 중에서도 "A Weekend with Wendell"은 부모님이 친척집에 다니러 가신 관계로
집에 잠시 머물게 된 장난꾸러기 Wendell 때문에 Sophie가 수난을 겪는 이야기입니다.
짓궂은 친구 때문에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 아이라면 바로 관심을 보일 만한 얘기지요.
맨 마지막의 아이들 다운 결말은 잔잔한 미소를 불러 일으킵니다. ^^
Anthony Browne의 "Gorilla"는 한글판으로도 많이 읽는 책이죠?
고릴라를 좋아하는 Hannah는 동물원에 가고 싶었지만 바쁜 아빠는 항상 다음 기회로 미루시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Hannah 앞에 고릴라가 나타나서 그녀를 동물원으로 데려다 줍니다~
환상적인 내용과 상징적인 그림이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 잡죠.
한글판으로 읽었던 Anthony Browne의 책 중 특별히 좋아했던 책이 있다면
한두 권쯤 원서로 구입해 읽어 보면 어떨까요?
영어 그림책...하면 Dr. Seuss를 절대 빼놓을 수 없죠!
원어민 아이들의 필독서 목록에 빠지지 않는 Dr. Seuss의 책을 이제는 한 번 읽어 볼 만 합니다.
이런 류의 책은 읽을 때는 반드시 소리 내어 읽어야 하고, 테이프를 활용해 자꾸 흘려 듣는 게 좋아요. "The Cat in the Hat"을 바탕으로 "더 캣 (The Cat in the Hat)"이란 제목의 영화도 나와 있으니
책을 읽은 후 영화도 한 번 감상해 보시길~
"지각대장 존"의 원서 제목은 "John Patrick Norman McHennessy, the Boy Who Was Always Late"이랍니다~ 제목 참 엄청나게 길죠? ^^ John Burningham의 책이 다 그렇듯 아이들의 심리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을
아이들 입장에서 표현해 놔서 아이들의 공감을 쉽게 불러 일으킵니다.
John Burningham의 책을 한글판으로 재미있게 읽었다면
그 중 제일 좋아했던 책 혹은 한글판으로 접하지 못했던 책을 원서로 구해 읽어 보면 어떨까요?
책을 읽은 후 성곡미술관에서 9.3일까지 전시 중인 "존 버닝햄 40주년 특별전: 나의 그림책 이야기"를
관람하면 딱 이겠네요.
"Curious George"는 호기심 많은 꼬마 원숭이 George가 노란 모자를 쓴 아저씨와 함께
도시에 오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많아 본의 아니게 소동을 일으키는 George의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 같아요.
Curious George는 시리즈로 여러 권이 나와 있으니까 아이가 좋아하면 "Curious George Rids a Bike"나 "Curious George Goes to the Hospital"도 한 번 읽어 보시길!
"The Stray Dog"는 길 잃은 강아지를 우연히 발견하고 우여곡절 끝에
데려다 기르게 되는 이야기라 강아지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The Happy Day"로 유명한 Marc Simont의 따스한 수채화와 인물 표현이 돋보이는 책이죠.
그는 이 책으로 2002년 Caldecott Honor의 영예를 안은 바 있습니다.
수학, 과학 그림책
창작 그림책 뿐 아니라 이제는 수학과 과학 등의 논픽션 정보 그림책도 서서히 시도해 보세요.
Science Readers는 내용이 짤막하면서도 기본적인 과학 지식을 다루고 있어
아이들의 첫 과학 영어 그림책으로 제격입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1단계 책부터 시작해서
아이 실력에 맞춰 단계를 점차 올려 가면 되니까 책 고르기도 비교적 어렵지 않아요.
" I Am a Leaf "는 Scholastic에서 나온 Hello Science Reader 시리즈 (과학리더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나뭇잎이 광합성을 하고 가을에 낙엽이 되어 떨어지는 과정을 군더더기 없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면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한 번 찾아 보시길~
" Baby Animals "를 비롯한 Seymour Simon의 See More Readers 시리즈는
앞서 소개한 Hello Science Reader와는 달리 생생한 사진이 압권입니다.
내용 역시 Hello Science Reader보다 조금 더 난이도가 있고요.
영어를 꾸준히 접한 5~6세 아이라면
1단계에 해당하는 내용 중 아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을 골라 주시면 됩니다.
영어 수학 동화하면 " Mathstart 시리즈 "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죠.
1단계부터 3단계까지 나뉘어져 있으며 기본적인 수학 개념을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게 익힐 수 있게 꾸며 놨습니다.
5~6세 아이들한테는 1단계에 해당하는 책들이 적당하며, 책 뒤 편에 나오는 활동 설명을 참고하면 책 내용과 관련한 연계 활동도 해볼 수 있어요.
5~6세가 되어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 또는 그 동안 영어 그림책을 읽긴 읽었는데
들쭉날쭉했던 탓인지 아직까지 영어 그림책 읽기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아이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 경우는 일단 3~4세 아이들을 위한 책 목록에 나오는 책부터 훑어 보셨으면 합니다.
Flap book과 같은 놀이책을 아직은 좋아할 나이인데
엄마 생각에 이제 와서 놀이책을 사주기는 좀 그렇다 싶으시면 제외하셔도 좋아요.
그런데 초등학생이 된 저희 아이도 tab book, flap book 등을
아직도 가끔 생각날 때마다 들춰 보는 걸 보면,
한두 권 정도 아이 마음에 드는 걸로 구입해 주면
영어 그림책을 친숙하게 느끼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 Alphabatics "는 각 알파벳을 재미있는 그림으로 표현한 책이라
(문장 없이 해당 단어만 등장합니다.) 영어에 관심을 갖게 도와 줍니다.
몇 가지 알파벳을 써 주고 그걸 이용해 그림을 그려 보게 한 후
책을 보여 주면 작가의 상상력에 새삼 감탄하게 될 겁니다.
" Sheep in a Shop "처럼 rhyme이 재미있는 책도 영어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아요.
Rhyme이 있는 책은 반드시 소리 내어 읽어 주시거나
오디오 테이프가 있는 걸 구입해 들려 주셔야 한다는 것, 잊지 마시길~
Anthony Browne의 " My Dad "는 짤막한 문장으로
아빠의 사랑을 듬뿍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 아이들한테 반응이 좋습니다.
같은 형식으로 만든 짝꿍책 " My Mum"도 나와 있어요.
" Joseph Had a Little Overcoat "는 책을 구멍 내어 코트가 재킷으로,
조끼로, 넥타이로 점점 작게 변신해 가는 과정을 표현한 재미있는 책입니다.
1998년에 Caldecott상을 수상한 Simms Taback의 대표작이죠.
마지막 장에 이 이야기의 바탕이 된 민속노래가 실려 있어서 책을 읽고 난 후 함께 불러 보면 좋아요.
" I Love You, Blue Kangaroo! "는 Lily가 특별히 좋아하는 파란 캥거루 인형 이야기입니다.
새로운 장난감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Lily 때문에 속이 상한 캥거루 인형...
주인공이 여자 아이와 인형이다 보니 여자 아이들이 더 좋아해요.
" Winnie the Witch "는 얼핏 보기에도 참 엉뚱하고 유쾌해 보이는
까만색을 좋아하는 마녀 Winnie의 이야기입니다.
집안이 온통 까만데 고양이 Wilbur마저도 까마니까 잘 눈에 띄지 않았겠죠?
그래서 마법을 사용해 Wilbur를 다른 색으로 바꾸려 하나 마음에 흡족하게 되지 않는 군요.
Winnie의 시원시원한 마법이 유쾌한 책입니다.
Winnie 이야기도 시리즈로 몇 권 더 나와 있으니 아이가 좋아하면 몇 권 더 찾아 읽어 봐도 좋겠죠?
다음에는 영어를 꾸준히 접한 5~7세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영어 비디오와 5~7세 때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볼만 한 비디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이와 함께 서로 연결해 보면 좋은 그림책과 비디오 등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릴 테니 기대해 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