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단어를 친절하게 뽑아 놓은 영어 교과서로 공부한 탓에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하게 나오는 그림책을 보면 단어
먼저 정리해준 후 본문을 읽어 줘야 하는 게 아닐까 하시는 부모님들을 종종 봅니다. 그럼, 우리 그림책은 어떻게 읽어
주시는지요? 아이가 모르겠다 싶은 단어는 따로 정리해서 알려 주세요?
아기한테는 우리 그림책도 모르는 단어 투성이일 겁니다. 자꾸 접하다 보면 그림을 보고 하나 둘씩 짐작하게 되고, 결국
100%는 아니어도 대충이나마 무슨 얘기인지 알게 되는 거죠. 영어 그림책도 마찬가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기한테는
우리 그림책이나 영어 그림책이나 생소하기는 매 한가지거든요.
문제는 우리말을 어느 정도 아는 아이들입니다. 우리말을 알다 보니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영어 그림책을 답답해 하고,
우리말로 알아 듣기 쉽게 이야기해 주길 원하는 경우가 없지 않거든요. 이럴 때는 적당히 요령껏 해주시면 됩니다. 물어
보지도 않는데 혹시라도 모를까봐 걱정되어 앞서 가실 필요는 절대 없고요~
그럼, 몇 가지 요령을 살펴 볼까요?
1. 그림과 단어가 잘 매치되는 그림책을 고른다.
영어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일 수록 우리말로 설명해 주지 않아도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좋습니다.
아이들한테 친숙한 동물 외에 pirate, astronaut, cowboy, nurse 등의 생소한 단어가 나오는데
그림이 있다 보니 그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또, "Are
you the monster?"와 "Not me."가
반복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이 금방 따라 하죠.
온갖 종류의 발을 다 만나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인데 그림을 보면 무슨 뜻인지 충분히 감을 잡을 수 있지요. "Slow
feet"은 좀 천천히, "Quick feet"은 좀 빨리, "Up feet"은
손가락으로 계단을 올라가는 시늉을 하며, "Down feet"은 계단을 내려오는 시늉을 하며 읽어
주면 그 느낌이 더 확실히 오겠죠?
2. 어려운 단어나 문장은 이해하기 쉽게 바꿔 준다.
아이가 단어 또는 문장의 뜻을 궁금해 하면 이미 알고 있는 단어를 이용해 쉽게 설명해 주세요. 아이가 알고 있는 단어가
많지 않고, 엄마 역시 영어로 풀어 설명하기가 어렵다면 그냥 우리말로 풀어 설명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아이한테 생소한
단어에 해당하는 그림이 책에 나와 있다면 그걸 손으로 가리켜 주시면 되고요.
아이가 tools가 뭐냐고 묻는다면 "연장, 도구"라고 우리말로 바꿔 주는 것보다는 그림에 연장이
몇 가지 나와 있으니까 이걸 하나씩 가리키며 이런 걸 모두 tools라고 한다고 알려주시면 어떨까요?
Piggybook
(by Anthony Browne)
There was no one to
greet them.
-> There was nobody home.
She was nowhere to be found.
-> She (Mommy) was not home.
There was nothing in the house for
them to cook.
-> There was nothing to eat.
초록색 문장은 "Piggybook"에 나오는 문장을 그대로 옮긴 겁니다. 가만 보면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문장이 그다지 쉽지 않은 편이죠? 이럴 때는 문장을 읽어 준 후 쉬운 영어로 다시 한 번 풀어 얘기해
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기가 어렵다 싶으시면 책을 고르실 때 가급적이면 본문을 한 번 쭉 읽어 보고
본문 그대로 읽어줘도 괜찮은 책을 고르시는 게 책을 읽어 줄 때 수월하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