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들어왔네요.
남편 외도 후 아이들만 잘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혼 안하기로 결론부터내고 마음 다잡으며 살았어요. 정말 쉽지 않았지만 남편도 용서를 빌고 인간사 생각하기 나름이니 거의 도닦는 마음으로 아무일 없듯이요. 남편과 예전처럼 그렇게. 한번씩 주체할 수 없는 남편에 대한 원망과 슬픔이 몰려와 며칠을 앓기도 하지만 그 또한 지나가더이다. 항상 우리 아이들만 잘되면 됐지 그거면 돼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9년을 살았는데. 세상이 뭐 제 마음대로 되나요.
첫째는 사수를 했고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우울증이 왔어요. 그래도 괜찮다했는데. 둘째 오늘 발표도 다 불합. 열심히 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있을거란 희망으로 살았는데. 그래서 열심히 노력하는 내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는데. 자기 복은 자기가 만든다는 믿음으로 살았는데. 오십이 넘으니 운이 제일이다 싶어요. 제 삶이 다 부정당하는거 같아요.
부모 덕에 잘사는 대학 친구는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하지않고 회피해버리는데도 어찌 저리 운이 좋은지. 그런 친구를 보며 오십이 넘으면 그때 차이가 확 날거라 생각한 내 착각. 그 친군 여전히 그럼에도 너무도 잘 살고 일이 잘 풀리고. 이상하게 친구들 중 자기 일 열심히 살고 어떻게든 문제가 생기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자식은 잘 안풀리고 있어요. 요즘 내가 잘못 산건가, 무기력해지고 기운 빠지고.
속상해서 친구에게 '대학가기 참 힘들다, 딸에게 괜찮다 말해줬는데 엄마 미안해라고 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낮에 카톡 보냈는데 읽기만 하고 아무 답장이 없어요. 이 친구가 힘든 일이나 감정은 회피하려는 성향이 있어 웬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가는데.. 오늘은 정말 서운하고 가슴이 쓸쓸하네요. 친구 맞나싶고.
퇴근 후 집까지 걸어오는데 바람도 춥고 떨어지는 낙엽도 내 인생같고. 남편 외도 후 제 삶이 점점 쪼그라드는 느낌이예요. 일이 안풀려요. 제가 뭘 그리 잘못했을까요. 조현병 오빠와 친정부모님 건사하는 것도 제 몫인데 제가 욕심 부리는 건가요. 이 마저도 사치일까요.
어제 지인들 모임이 있었는데 저마다 즐겁게 사는데 저만 뭐가 즐거운 건지도 모르고 사는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오늘은 너무 속상해서 오래된 인연 해오름에 속풀이 하고 싶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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