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도 않고 그렇다고 나쁜 짓을 하고 다니진 않지만 공부는 전혀 안하고 있는 고1 여자애에요.
중3 말에 수학을 노력해도 안된다며 손을 놓고 남자친구 만나고 학원 빼먹고 화장하고 다니고 치마 짧게 입고 밤늦도록 연락안되서 제 속을 다 뒤집어 놓더니.. 고등학교는 여고를 와서 다행히 남자애들은 안만나는 것 같은데 치어리딩 동아리에 빠져 매일 4-5시간씩 연습합니다.
물론 공부는 전혀않고 성적표도 제가 보기싫다해서 안봤구요. 아이가 어학쪽에 특출나서 그쪽으로 대학을 보내려해도 평소에 모든 생활이 불성실해(학원도 늦고 동아리 핑계대고 빠지고 기본적인 약속을 안지켜요)지금은 학원도 다 끊었구요. 무슨 생각인지 대화하려면 알아서 할거다. 다음달부터 할거다. 내일부터 할거다.. 말만하고 전혀 시작하질 않아요.
스스로 할때까지 놔두려하니 평일엔 학교끝나고 친구들이랑 놀다 애들 학원가면 들어오거나(7시쯤) 동아리 연습을 8시까지 하고 오구요. 와서는 핸드폰 두시간 합니다(작년에 핸드폰중독 증세를 보여 이건 제가 싸워서라도 지키게 해요). 잘때는 안방에 두게 하구요. 공부안하는 것보다 핸드폰 중독이 더 무서워서요. 집에오면 핸드폰 하거나 자거나 음악듣거나 하구요. 할게 없으니 맨날 자요.
성적이 안나와도 노력이라도 하는 모습이 보고싶어요. 애가 너무 생각없고 무기력해 보여서요. 춤이 좋으면 그걸로 대학가는 건 어떠냐하면 화를 내요. 공부해서 대학갈거라구요.
애가 스스로 할때까지 기다리는게 맞겠죠? 고등학교만 무사히 졸업하면 나가서 살라고 하고싶을만큼 아빠랑도 안좋고 저랑도 좋진 않아요. 그래도 저랑은 제가 참으면 좋을때도 있지만 아빠랑은 너무 안좋아요. 공부뿐 아니라 모든 문제가 남탓인 애라 지 맘대로 안되면 버릇도 없고.. 제가 공부 전혀 안하는 애한테 다른 맘들처럼 건강하게만 자라라 할 정도의 그릇도 못되구요.
자식이지만 너무 밉고 참 꼴뵈기 싫네요..
그래도 제가 부모니 끝까지 잘한다 하며 봐줘야 하나요?
아무 생각없이 공부안하고 막연히 대학 잘갈거라 혼자 착각하는 비슷한 애들 키우시는 맘들.. 어찌 감정을 다스리시는지 궁금합니다. 가슴이 답답하네요..
공부는 꼴찌를 해도 노력하고 약속 잘지키는 착한 딸을 바라는건 제 욕심이겠지요. 아이를 잘못키웠다는 자괴감에 저도 우울증이 왔고 공부는 못해도 동생까지 오순도순 재미있게 사는걸 항상 꿈꿨는데 본인 잘못은 생각않고 모든걸 부모 탓만 하는 뻔뻔함에 맥이 탁 풀리고 참 우울해요..
자식이 뭘까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네요. 어디 말할때도 없고 말그대로 속풀이니 비슷한 경험맘들을 경험과 위로를 받고싶어요. 제가 많이 힘들어서 니가 뿌린 씨앗이란 식의 질책은 좀 힘들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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