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

장봐가지고 오셨다며

음식이랑 생선 반찬 김치

미안할 정도로 많이 싸오셨습니다.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어머니께서 무언가 말하시려는 것 같아서 있어보니

"어제 저희 남편이 카드값 700만원이 모자란다고 엄마한테 sos했답니다.

근데 저희 시어머니는 제가 어머니한테 달라고 하라는 줄 알고 오신겁니다.

시어머니는 저하고 말하다가 깜짝 놀라시더군요.

당신 아드님이 저한테는 비밀로 하고 갚아달라던 건데 말입니다.

어머님은 제가 남편 용돈도 안주고 카드값도 일일히 검사하고 그런  줄 아신 거지요.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어머님 700만원 스스로 갚으라고 하시고 앞으로 이런일이 있으면 저한테 꼭 이야기 하시고 절대 대신 갚아 주지 마세요.

일단은 돈을 받으면 기분이 좋겠지만 앞으로 계속 어머니한테 기댈 겁니다.

 감당안될거 알면서 냈다는 건 허세부린것이니 갚아줄 필요 없습니다.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갚든지 알아서 하라고 하세요"

그리고 가계부 통장 다 보여드렸습니다.

"어머님이 저를 못 믿으시나 본데 제가 그렇게 못믿게 할만큼 죄지은 것도 없고 살림 못하는 사람도 아니고 샐러리맨이 한달에 700만원을 썼다는건 이해가 안되는 일이니 감싸줄 생각 하시지 마십시오."

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처음으로 어머님한테 따박따박 제 생각을 이야기 했습니다.

어머니는 괜히 저한테 이야기 했다며 이제 아들이 며느리한테 구박받게 생겼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혼낼건 혼을 내야지요.

어쩌다 술먹은 건데 너무 그러지 말라시길래

어쩌다 먹은건데 700?

"그럼 앞으로 술먹은 돈 싹다 어머님이 갚으시도록 청구서 다 보내드릴까요?"

했더니 말이 없으십디다.

어디 그걸 제가 어머님한테 돈 받아 오라고 생각하셨다니 그게 더 화가 나더군요.

나이가 40이 넘어서 부모님한테 돈은 못보태드릴지언정 머리가 희끗희끗해 가면서 엄마한테 카드값을 그것도 술먹은 값을 갚아 달라고 하는거 혼날일 아닌가요?

아들은 끝까지 엄마속을 썩히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