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간병이지...그거 정말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환자이기에 그에 맞춰 영양식과 개인 취향의 비위까지 고려해 삼시세끼 매번 만들어야 하고

 수시로 과일이나 간식, 약도 챙겨야 하더군요.
게다가 병원에도 모시고 다니고, 예약하고 수납하고 환자 모시고 기다리고 이동하고...
노인네라서 새벽잠도 없을텐데..
새벽 5시에 속아프고 허기진다며 밥차려 달라고 하면 잠도 못자요.

그리고 애들과 남편 일어날때 맞춰 아침부터 식사를 2번씩 차리게 되는거죠.

그뿐인가요.
아픈 엄마 보겠다고 손님으로 찾아 오는 시누이들 식사에 커피 심부름에, 따라오는 사위들 술상에, 후식에...
노인네가 염치도 눈치도 없이 TV 리모컨은 독차지 하고 자기 보고픈대로, 들리는대로 볼륨 높여서 집안에 쩌렁쩌렁한 TV 소리에...

하루 24시간 거의 대부분을 누군가를 위한 대기조로 지내야 하는게 간병인이더군요.
어디 외출이라도 할때면 귀가후 식사준비하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들어와야 하기에

조금 먼거리는 나가지도 못하고 볼 일만 보고 단시간내에 돌아와야 하기에 마음의 여유도 없고, 스트레스가 크고 힘들죠.

애들 다 키워서 이제 좀 편하게 지내고 개인시간과 친한 지인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여유롭게 지낼만한 시점에

시부모 간병을 위해 24시간을 소비하면서도

그 가치에 대해 인정받지도 못하고, 이해 받지도 못하다 보면

증오심이 저절로 생길듯 합니다.

나를 이 지경에 처하게 만든 첫번째 인물인 노인과, 나에게 감당하기 힘든 짐을 지어놓고 모른척 하며

자기 시간과 생활만을 소중히 여기는 이기적인 시누이들이나 남편에게요.

사람에 따라 살심까지 생길듯요.

생각만으로도 홧병이 생길것만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