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은 생각은 참 많이 안타까웠어요.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선보고 한달만에 강제결혼을 당하고 또 아이를 둘이나 낳고서 친정에서 강제로 이혼을 시켜서 이혼을 경험하고, 그 이후에 아이들 때문에 무서운 남편과 함께 살아야했던 사연을 보면서,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하는 순간마다 어쩌면 그렇게 어리석은 선택을 하셨는지 많이 안타까웠어요.  결혼이란 중대사를 본인 의사가 아니라 강제로 결혼을 당하셨다니.. 그런 강제 결혼 후에 이혼도 본인뜻이 아닌 친정에 의해 결정당하고.  그래도 그런 결정에 따른건 또다시 말해 본인의 결정인 것이기에 누구를 탓할 상황은 아니지요. 

결혼을 잘못된 선택을 했다면, 그나마 이혼을 할때 아이를 데리고 나오는 선택을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어요. 그러면 그런 이상한 남편 옆으로 돌아갈 일이 없었겠죠. 

아이들이 걱정돼서 남편 옆으로 돌아가는 결정이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결정을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또 있고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삶을 시작할때, 아이들을 데리고 나오는 선택을 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또 있고요. 그렇게 선하고 사랑을 듬뿍주는 남자라면 사랑하는 이의 아이들마저 품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그리고, 아이들을 놓고 나오기로 결정했다면, 그 이후에라도 아이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주고 사랑을 표현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또 있고요.

살면서 올바른 선택만 하고 살수는 없지요. 때론 잘못된 선택도 하고 후회도 하고 그게 인생이죠. 그런데 발전을 하려면 잘못된 선택에 대해 후회로 끝나는게 아니라 그 잘못된 선택을 딛고 더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그 다음에는 올바른 선택을 하고 노력을 해야겠죠.

그래서 더많이 안타까운거예요. 아이들을 놓고 새로운 사람과 결혼을 하기로 결심하고 새가정 꾸리고 아이까지 낳은 상황에서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아이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노력은 더 좋은 결과를 위해 발전하는 방향으로의 노력인거거든요.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선택을 뒤집을 수는 없지만,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그것은 본인이 지금 선택하고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이들이 찾을때까지 안 만나는 것이 좋다는 선생님 말 듣지 마시고 아이들에게 자꾸 손을 내미세요.  성공해서 나중에 아이들이 찾아오면 크게 도와주겠다는 생각은 그만두시고요. 왜 확실하지 않은 미래를 혼자 약속하며 더욱 중요한 현재를 그렇게 흘려버리시나요. 미래에 아이들에게 크게 도와줄만큼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건데요, 아이들이 님의 도움이 필요없을만큼 경제적으로 풍요로우면 어떻게 하실건데요, 아이들이 자신들을 버린 엄마의 도움은 필요없다고 거절하면 어떻게 하실건데요.  아이들과 유대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 도움을 주는 사람은, 아이들은 그저 현금출금기 정도로 여길 뿐입니다. 그런 대접 받고싶은건 아니잖아요.

주제넘게도 이런 조언을 드리는건 제가 지나온 모습과 닮아서 그래요.  잘못된 선택으로 결혼을 한 것도, 그래서 이혼을 한것도, 그리고 아이에게 애끓는 모성애가 없는 것도 다 비슷해서요. 모성애라는거 유전적으로 없는 사람도 있는 것 같거든요.

저도 전남편과 결혼하면서부터 뭔가가 잘못된건 느꼈지만 그래도 약속을 깰 수 없어 일단 결혼을 했어요. 결혼하면 달라지겠지 하는 잘못된 기대를 하면서요. 결혼하고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아이 낳으면 달라지겠지, 그래서 아이 낳았고요. 더이상 잘못된 선택을 하고싶지 않아 이혼을 했고요.  님과 다른 부분이라면, 애끓는 모성애는 없었지만 제가 낳은 아이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이혼을 했고 양심상 아이에게 더이상 상처를 줄 수 없어 새가정을 꾸리지 않았네요. 네, 모성애 때문이 아니라 책임감 때문에 재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키웠습니다.

전남편은 아이를 찾지 않았고 아이는 초등학생 무렵까지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갖고 있었고요. 아이와 정기적인 만남을 그렇게 부탁을 했건만 전남편은 본인 내킬때에만 일이년에 한번씩 찾았고 약속날짜를 툭하면 바꿨고요. 중학생이 되면서 아이는 아빠에 대한 마음을 닫아버렸습니다. 아이가 아빠와의 만남을 거부하기 시작했지요. 저는, 아이가 닫아버린 마음을 돌리기 위해 여태까지보다 훨씬 많이 노력해야 하니까 아이가 반응을 하지 않더라도 꾸준히 기념일도 챙기고 연락도 취하라고 했지만 전남편은 꿈쩍도 안했고요. 이제 대학생이 된 아이는 본인은 아빠가 없다고 말합니다. 아빠가 나를 버렸다고 표현하고요. 그렇게 긴 시간에 걸쳐 닫힌 마음이 열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완전히 닫히기 전에 뭔가 아이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끊임없이 있습니다. 왜 아이와 아빠와의 관계에 연연하냐고요. 제 핏줄인 내아이가 마음속에 누군가를 증오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게 마음이 아파서 그래요. 

님도 아이들에 대해 얼만큼의 책임감을 느껴야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아이들이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님이 마음대로 낳은거죠. 그렇다면 그 아이들이 마음속에 님을 증오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닐까요. 님도 전남편에 대한 본인의 마음을 돌아보세요. 소름끼치게 증오하고 살아서는 만나고 싶지 않고 이가 갈리는 그런 마음, 그런 마음을 님의 아이들이 님에 대해 갖게 하고 싶지는 않으시잖아요.  하루라도 더 지나기 전에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책임을 다 하기위해 노력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너무 행복해서 막 자랑하고 싶고 그런 생각이 들때면 내 다른 두 아이들은 지금 뭘 하고있을까, 내 이 행복을 어떻게 함께 나눌 수 있을까 한번 더 생각해보시고요. 

지금 나의 행복을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때, 그럴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