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은...
품에 안았을 때의 기분과 촉감과 색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그 촉촉함과 꽃잎의 부드러움과 줄기의 단단함과,
살아있는 것에서 나오는 그만의 적당한 무게와 향기같이
사진에는 찍히지 않고

마음에만 찍히는

생화에만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내가 일생동안 몇번이나 되었나 싶어요.
꽃다발 품에 안은적이요,

여러분들은 많았나요?

전 별로 없어요,

꽃다발을 어떻게 들어야하나 난감해서 이리저리 돌려 잡다가
생각보다의 묵직함과 생각보다의 향기로움에
그 순간 잠깐 황홀해지기까지 했던 기억이

그때는 몰랐는데요 오히려 나이들어서
생각보다 오래도록 때마다 향기품으며 되살아나 떠오릅니다.

꽃다발같은 향기롭고 촉촉한 감각적인 추억은

때로 생의 어느 한순간 특별한 힘을 주는지
방전된 배터리를 점프로 충전해주는 것처럼
힘겨운 현재에 잠깐이나마 따뜻하게 충전해주는
과거에 미리 저축해놓은 생기가 될 때가 있더군요.

제 형편에 생화꽃다발은 분명히 사치이며,
올해도 분명히 며칠이면 버리기에도 부피있는 쓰레기가 되어 안타까워할 겁니다.
내 시간은 이미 많이 지나갔죠. 하지만
내 아이의 시간에는 그런 순간이

나보다는 훨~씬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이번주 졸업식 앞두고 꽃다발 구경하는 중입니다.

부디 예쁘게 만들어지길 소망합니다.

꽃다발도, 내 아이의 시간도요.

모든 소중한 아이들의

졸업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