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고1올라갔는데 저희가 작년 여름에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입학한 학교엔 정말 아는 아이가 하나도 없는 곳이에요.

초등,중학교 내내 너무 친구들한테만 신경을 쓰고 놀기만 하는거 같애서 고등때는 맘 잡고 공부좀 하라는 뜻에서 이사를 했고 아는 아이들이 하나도 없다는걸 알면서도 지금 다니는 학교에 원서를 1지망으로 썼더거구요.

근데, 막상 현실을 닥치고 보니 제가 너무 잘못했다 싶은 후회가 밀려오는게 정말 속상해서 죽을지경입니다.

주변에 항상 친구들이 끊이지 않던 아이만 보고, 시간이 지나면 또 새로운 친구도 잘 사귈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있었는데 금요일 첫 등교하고 집에와서 오늘 어땠냐고 물어봤더니 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밥먹는게 싫어서 그냥 조금만 먹다가 식판 내고 왔다고 그래서 집에와서 배고파서 라면 하나 끓여 먹었다고 하드라구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차 싶은게 그 전에는 전혀 생각도 않했었던 부분이 이젠 걱정거리로 다가온 겁니다.

이러다 정말 친구를 하나도 못사귀면 어쩌나 싶은게..... 근거리 배정으로 하다보니 입학식날 잠깐 가서 본 제가 봐도 근처에서 중학교 졸업해서 끼리끼리 친하고 안면있는 아이들끼리 뭉쳐다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입학식날도 우리아이만 혼자인거 같고.

제 아이는 그냥 빙긋 웃으면서 별거 아니라는 표정인것 같은데 저보다도 더 학교생활이 신경쓰이고 예민한것 본인일텐데 저한테 내색도 별로 않하려고 하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원서쓸때 그나마 아는아이들 몇명이라도 있는 다른 학교에 쓰겠다고 고집부리지도 않고 순순히 제 의견에 따라준 그점도 생각해보니 고맙고 미안하고...ㅠㅠㅠ

제가 너무 일방적으로 아이를 친구들 한테서만 떼어놓으려고 한게 잘못한거 같아서 죄책감에 주말내내 편히 쉬지도 못하고 가슴 조렸습니다.

맘님들, 제가 너무 경솔했나요?

오늘 출근하고도 내내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