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가 다되어가는데 잠이 안온다. 괜한짓을 했나?

남편이 사업이 힘들어 회생신청을 한 후 내가 일을 시작했다. 집에서 하는 초등저학년 수업이다보니 수입도 들쑥날쑥 하지만 뭐 그런대로 감사하다.

100씩 4년을 남편은 값아가고 있고 내년이면 회생도 끝이난다.

그동안 난

내가 벌어

아파트 관리비. 아이들 초등부터 학원 (애 둘. 50은 넘지말자. 맘먹고 시켰다. )

중학생되고 큰아이가 고딩이 되니 더 든다. 그래도 과외는 못시켜줘도 내가 벌어 다니고 싶다는 학원 보내주고 잘 하는 공부는 아니지만 성실하고 착하다.

남편은 나에게 생활비를 70만원 준다. 여기에는 생필품비. 식비 과일 애들 감기로 인한 병원. 애들 미용비. 옷 등등.

외식비는 빠진거고. 애들 급식비는 빠진 순수 생활비.

엄청 먹어대는 애들이다보니 70을 초과할때도 있어서 내 벌이에서 충당 하기도 한다.

남편역시 들쑥날쑥한 사업이다보니 벌이가 좀 되는 달이라도 내게 많이 못주는건 안다. 본인도 대출금50  회생 상환금100 사무실 임대료 보험 애들 급식비에 이것저것 많이 들어간다. 회생 시작하면서 술담배 끊고 친구도 끊은 모습이 짠하다.

애 둘다 영어는 안보내고 있는데 중딩인 작은애가 영어학원을 보내달란다.  예전 몇달 그룹수업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선생님과 다시 공부하고 싶단다. 이번 영어시험에서 영어성적이 너무 안나오니 꼭 보내달란다.

학교수업에 더 충실하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봐라하니

이놈의 기지배가 운다.

학원 보내줄 돈이 없냐고.. 자식이 공부하겠다는데 못보내주는거냐고.. 막 서럽게 운다.

내가 벌어 고딩된 큰애 중딩 작은애 수학 보내고 이것저것 생활비로 충당하고 관리비내고 통신비 내니... 정말 간당간당 한다.

남편에게 말했다. 작은애가 학원보내 달라한다고. 보내줄수 있냐하니

자긴 못보내 준단다. 첨부터 애들 학원은 니가 보내기로 한거 아니냐고.. 자긴 학원이라는 자체. 사교육이란 자체를 싫어한단다.

(니 마누라도 이걸로 돈벌어 니가 이걸로 뜨시게 자고 씻고 하는건 아는지.)

큰 아이도 이번에 영어성적이 시원찮아.. 내게 말한다.

엄마. 나 영어학원 다녀볼까? 엄마 힘들지? 우선 내가 더 열심히 해볼게.

속에서 넘 눈물이 난다.

이틀내내 고민하다 시아버님께 전화를 했다. 남편은 외동이고 어머님은 투병하시다 8년전에 돌아가셨다.

다행히 아버님은 아직 건강하시지만 가게 손님은 영 없다신다.

작은 도시에서 건물 세 받아 생활하시는데는 부족함이 없으시다. (하지만 우린 회생을 하면서도 아버님도움은 바라지도 않았다)

18년만에 첨으로 부탁이란걸 드리려고 남편몰래 전화를 들었다.

시시콜콜 말씀 다 드리고 도와주실수 있냐하니.

18년 만에 네가 첨 하는 부탁인데.. 하시면서 그러시겠단다.

애 아빠 알면 난리날것 같다고 하니.. 작은 아이 계좌로 매달 학원비 30을 입금해주신단다.

싸우지 말고 잘 살아라신다.

통화를 하다 그냥 막 눈물이났다. 감사하다.

잔소리가 좀 심하신데 작은아이에게 시시콜콜 학원비로, 성적으로 스트레스 주려나 걱정이고 남편이 알면 무슨 사단이 날것같아 걱정이다.

안그래도 고민 사서하는 분인데 잠자리 뒤척이실듯.

하나뿐인 자식내외 이러고 사는꼴 얼마나 답답하실런지.

그러면서도 나더러 고맙다신다. 고생하는거 안다고.

그깟 30 저녁에 식당 설거지라도 해서 내가 벌어 낼걸 그랬나 싶다

 나혼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보여 울화통이 터질때도 있다.

빚을 내서라도 내가 해결할걸 그랬나... 괜히 말씀드렸나..

딱 잘라 지 딸 학원비 못대준다 말하는 남편 생각하면 또 열 솓구치고.

친구도 없고. 소심하고 답답한 내가 오늘따라 더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