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들 둘을 키우고요.

어릴때부터 성격이 선머슴이었고

꼼꼼하지 않았고요.

운동 좋아하고 친구 좋아하고

성격때문에 오히려 아들낳은것이 다행이다 싶더만요.

여자애들은 이쁘고 귀엽지만 머리도 빗겨 주어야 하고 이쁜옷도 사줘야 하고

센스있게 도시락도 싸야 하고

제가 그런걸 잘 못하고 관심이 없어요.

둘째아이가 중1머스마인데 친구엄마라고

전화가 왔어요.

그냥 학원 같은 반 친구

애 전화로 연락해서 왔더라구요.

만나서 차 한잔 하자길래

조금 망설이다가

제가 그런걸 귀찮아 하거든요.

애 친구는 애 친구도

내 친구는 내 친구고

그런 주의랄까!

둘이서만 만나기는 뭐해서

다른 친구들 엄마도 어찌어찌 다 연락해서 같이 만났어요.

총 4명

그냥 차 한잔 마시고

분위기는 화기애애

아니나다를까 두번째 만남에 슬슬 자기 아이들 칭찬이 나오더만요.

제가 이런걸 싫어하거든요.

시간도 아깝고

그래서

저는 살짝 빠질까 하고 있던 차에

어떤 아이 엄마가

저녁 수업할때 애들이 편의점 가서 사먹으니

돌아가면서 도시락을 싸서 갖다주자.

라고

청천벽력 같은 소릴 하는 겝니다.

제 밥도 지대로 못먹는 저인데

우리애는 저녁때 사먹는걸 너무 좋아하거든요.

저녁시간은 20분에서 30분 정도이고요.

엄마들 반은 저랑 똑같은 생각이고

반은 도시락 싸자는 생각이고

그래서 제가 말했어요.

도시락 쌀 수 있는 엄마는 자기애 도시락 싸주고

사먹는게 좋은 아이는 사먹도록하자

하고

합의 끝

그런데

그 다음날

그 엄마가

자기애것만 싸기 좀 그렇다면서

우리애것까지 도시락을 싸온겁니다.

아!

이러면 나 피곤한데

도시락이 일본 -거 -뭐 -이쁜 도시락 싸는 거 있쟎아요.

고마운데

저는 그렇게 못싸거든요.

한번 얻어먹었으면 싸줘야 하쟎아요.

날도 더워서

음식이 상할수도 있고

도시락 안싼다는 엄마들은 다 귀찮아 하고

알고보니

도시락 싼다는 엄마들은 다 외동이더만요.

애가 하나이니 온 우주가 아이 하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뭐 -외동 엄마라고 나쁘다는게 아니고요.

저는 그만큼 예민하고 센시티브하게 키우진 않거든요.

심지어 주말 아침은 애들보고 차려달라고 하는 저인데

이 외동 아이 어머니는 낸동팩에 아이 과일꺼정 싸가지고 보낸다는

정성이 갸륵한데요.

저희애는 저녁에 학원에만 있다가 잠시 나가서 사먹는걸 재미있어 합니다.

계속 학원에만 있으면 갑갑해 해요.

도시락 먹고 나면 창문도 없어서 환기도 안되고요.

그리고 학원이 일주일에 두번밖에 안가요.

어쩔땐 일찍 저녁을 먹이고 보내요.

저희애는 저녁을 거의 만한정석을 먹어요,

질말고 양이요.

그래서 학원 저녁시간에는 간식만 사먹을때도 있고요.

그래서

도시락 싸준 엄마랑 다른 엄마들 불러내서

고맙다 하고

밥 한번 거하게 샀고요.

솔직하게 말을 했습니다.

우리아이는나가서 사먹는걸 좋아한다.

나는 몬싼다.

고마운데 고마해라.

우리아이는 계속 저녁 사먹을거다.

그리고 미리 먹고갈때도 있다.

우리애는 먹는양이 많아서

미리 먹이고

학원저녁시간에 먹는 건 간식이다.

그래봐야 일주일에 두번밖에 안된다.

의사표현을확실히 했어요.

근데

이 외동 엄마가 말을 못 알아먹더만요.

계속 도시락 싸ㅡ자고

자기애는 먹는양이 작고

혼자 먹으면 심심하다고

아주 그냥

몇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확 질리더만요.

처음부터 바쁘다. 하고 만나지 말걸 그랬어.

이제는 좀 만났다고

학원 진도체크부터 선생님수업의 질까지

갑갑하면 지가 말하지

저보고 말하라는건지

투덜투덜

공부는 애들이 하는건데

어쩌라고?

환장하것네요.

아예 전화를 안 받아버릴까!

하다가

괜찮은 외동 엄마들도 많던데

이 엄마가 외동엄마라서가 아니라

이 엄마 성격이  예민해서 그런거겠지요?

아까도 전화가 와서는

저는 애들 학교 보내 놓고

복싱 하거든요.

이 엄마가 요가를 가자는 겁니다.

아! 됐네 이 사람아!

복싱하면 뼈 상한다면서

아! 이 양반아! 상해도 내 뼈다.

그만 좀 징징대라.

우짜라꼬?

간섭 받는거 딱 질색인데

피곤스럽게

그리 싫은 티를 냈는데도

눈치가 없는건가

친해지고 싶은건가

자꾸 연락이 오네요.

살다가

애 친구 엄마때문에 난감하기는 처음이네요.

읽다 보니 별일 아니죠?

ㅎㅎㅎ

그냥 한번 써 봤습니다.

이 엄마

우짜믄 떨어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