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아이를 둔 맘입니다.
공부 안 하던 놈도 고3 되면 철든다던데,
저 혼자만 몸달지,얘는 천하태평입니다.
어렸을 땐,지적 호기심도 많아
책도 무진장 많이 봤고
(책은 지금도 많이 봅니다)
그 흔한 학습지 하나 안 하고
엄마의 가르침이 없어도
혼자서 4살때 한글,읽고 쓰고 다하고
7살땐 혼자 독학으로
일본어도 읽고 쓰고 듣고 말하고 다 하던 녀석이고
(현재 일본어는 일본인 성인과
프리토킹 가능한 정도입니다),
초등학교 때 과학영재로 학교 추천 받았던 녀석인데
(본인이 안 한다해서 다른 애로 대체됐어요),
중학교 때 부터는 공부랑 담 쌓고 살더군요.
아이가 학원 가기 싫다해서 억지로 학원 안 보냈고,
그래도 중학교땐 반에서 3등 안엔 들더군요.
남들은 선행한다 하는데,
학원을 안 다니니 그런거 없이 고등학교 입학해서
고등학교 와서도 공부 안 하니까,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이 급하강곡선을 그리는데……
고등학교 들어와서 첨 학원 보냈더니
고2때까지 학원 반은 안 가고
숙제도 거의 안 해가고,
고3 와서 학원은 가는데,
그게 공부의 전부입니다.
수업시간에도 잘 때가 있다네요.
집에서는 공부 하나도 안 하고,
동생이랑 컴퓨터 서로 한다고 싸우고,
탐구과목 인강으로 보라했더니
틀어놓고 딴 짓 하고,
만화책 보거나 일반책 보고 늦게 자고……
주말엔 친구 만나서
영화 보고 맛있는거 먹으러간다 하고……ㅠㅠ
시험 때도 그래요.
제가 웬만하면 말 안 하려다,
공부 좀 하라고 얘기하면,
자긴 공부 했다고 우기고
(집에서 공부책 펴는 꼴을
고등학교 들어와서 한번도 본 적이 없고,
사다 준 문제집도 깨끗해요.
고등학교 3년 동안,
과목당 문제집 1권도 안 풀었어요),
당연히 시험 죽 쑤면,자기가 공부 안 한게 아니라
문제가 어려워서 못 본거라네요.
어짜피 상대평간데,다른 애들은 어떻게 보니? 했더니,
자기 공부 안 한건 생각 않고,
자기가 머리가 나빠서 거기까지가 한계라네요.
아이큐 150 가까이 되는 녀석이 머리가 나쁜거냐,하니,
공부 하는 머리랑 아이큐는 상관없다,말하고요.
그러면 생기부라도 챙겨서
수시로 갈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것도 챙길 생각을 안 해요.
책을 워낙 좋아해서(공부책 말고 그냥 읽는 책)
고등학교 들어와서도
1년에 책을 80~90권은 읽는 녀석이고,
초등학교부터 지금까지 매해 다독상은 타는 녀석인데,
요즘엔 읽은 책 담임쌤께 목록 제출하면 생기부에 적어준다면서요.
그런데,제가 애한테 그거 했냐고 물으니,
선생님이 적어내라 했는데 못 냈다고,
내라는 기간이 지났다고,
방학 땐 학교 도서관 안 열어서
읽은 책 목록을 알 수 없다고……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평하게 얘길하네요.
제가 너 대학 가려는 맘은 있는거니? 하니,
내가 대학 가면 어쩔건데~그럽니다.
아이한테는 말 안 했지만,
저,속으로 그럽니다.
너 같이 공부 안 하는 애가 대학 붙으면
다른 애들 다 가겠다.
솔직히 아이의 긴 인생을 생각해볼 땐,
최선을 다 하지 않았을 때 오는
쓴 결과를 맛봐야하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1년 더 지지고 볶기 싫다는 생각도 들고……
|
목록
추천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