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과 저는,밖에서는 평이 좋은 편입니다.

저희 남편의 경우는,밖에서는 사람 좋다 소리 듣고,

좀 이래도 흥 저래도 흥 하는 스타일이고,

남들한테 퍼주기 좋아하고,

남들의 사소한 일까지 엄청 잘 챙깁니다.

저의 경우는,매사에 참 객관적이라는 소리를 듣고

(단체에선 이 점을 참 좋게 보더라구요),

다른 사람에 대한 매너가 좋고, 배려가 많다는 평을 듣습니다.

남편이나 저나 어디 가던 안티가 없습니다.

but,

저희 부부는 너무 잘 싸웁니다.

남편은,객관적인 잣대로 생각하는 저보다는

자기가 틀려도 자기 편 들어주는 마누라를 원하는 것 같고

(하지만,전 저절로 매사에 객관적이 되어버립니다.

이게 단점일 수도 있는데,친하거나 가족이라고 다 옳다하지는 않는 성격이고,

어떤 사건과 그 사람 본질 자체를 구분하고,공과 사 구분이 철저한 편이거든요),

배려 이상의 희생을 강요합니다(남들에게 하는 이상의 배려와 매너는 지키거든요).

저희 시어머니,거의 조선시대 여인네거든요.

저한테 그 정도를 바라는거 같은데,전 그 정도는 못 하거든요.

남편은 밖에서는 정말 다른 사람의 아주 사소한 일까지 다 챙겨요.

그런데,집에선 미주알고주알 잔소리만 많을 뿐,

실제로 저를 챙기기는 커녕,사람이 참 무심하다,

다른 사람들한테 하는거랑 어찌 저리 다를까 싶은 정도예요.

예를 들자면,

예전에 신혼때도,퇴근 후 집에 가서 저녁 먹는다고해서

나름 솜씨 발휘해가며 이것저것 차렸는데,

온다고 한지 2시간이 지나도 안 오고,연락도 안 되는 겁니다.

자기가 연락도 안 하구요.

나중에 들어와서는,

야근 하는 직원이 혼자 밥 먹으러가는게 안쓰러워 같이 밥 먹어주고 왔답니다.

저는 배고파도 밥 안 먹고 자기 기다렸는데요.

그리고,사정이 그러저러 하게 되었으면 연락이라도 하는게 기본 아닌가요?

제가 아파서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데,

병원 갔다와도 검사 결과가 어땠는지,묻지도 않습니다.

아마 제가 다시 중병에 걸려도,제가 말 안 하면 모를 사람입니다.

(가족까지는 아니라도,내가 좀 친한 사람이 그런 경우라도 그 정도는 물어보지 않나요?)

암튼 서로에게 갖는 불만 때문에 접점을 찾지 못 하고 자주 싸웁니다.

왜 우리 부부는 다른 사람들에게만 좋은 사람들일 수 밖에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