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정 부모님은 맞벌이셨다.
아버지 혼자 벌어도 먹고 살 수는 있는 집이었지만,
엄마는 혼자 고학해서 그 시절 대학까지 나오셨고,
사회적인 성공에도 욕심이 있으신 분이었다.
그래서,엄마는 직장엘 다니셨다.
엄마 입장에선 우리에게 신경을 쓰신다 하셨겠지만,
그 시절 집안일의 많은 부분은
장녀인 내가 담당해야했다.
동생도 돌봐야 했고.
난 엄마에게 떼를 쓰거나 투정을 부린 적도 없고
고민거리가 있어도 혼자 고민하고
일기장에 하소연이나 하는
그런 아이었다.
오히려,체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엄마는
직장일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나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내거나 했다.
인생에 있어 중요한 결정들을 내릴 때도 그랬다.
내가 그 시절,엄마에게 뭔가 요구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었다면
그리고,엄마와 상의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면
내 인생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허튼 생각도 가끔 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엄마는
대외적으론 내게 자랑꺼리였지만,
난 늘 마음 한구석이 쓸쓸했다.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서
난 더이상 직장에 다니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편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가끔 아이들이 날 호구로 생각하는게 아닌가 싶고,또,엄마없이 스스로 뭐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아이들에게도 가끔 상처 받는 말도 듣는다.
솔직한 얘기로 가끔은 본전 생각이 난다.
친정 엄마에게 투정 한번 못 부리고
오히려 엄마의 짜증을 감내하고,
이젠 자식의 따가운 말을
총알 꽂히듯 가슴으로 받아야 하는
나는 동네북인가? 하는.
남편이라도 알아주면 좋으련만,
지극히 희생적인 엄마를 둔 그는,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하는 존재란다.
아~
외롭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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