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사십대 후반인데요... 언젠가부터 살아가면서 딱히 웃을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들 만날 때 웃긴 하는데 사교적인 웃음일 뿐 진정 기뻐서 우러나는 웃음은 아닌 것 같고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아이들이 시험점수를 잘 받아오면 웃음 나고 아이들이 어이없는 귀여운 말실수를 해도 같이 웃고 맘에 드는 옷을 사서 잘 어울리면 기분 좋아서 씨익 웃음이 나고 여행 계획이라도 짜면 흥분돼서 나도 모르게 웃고
하여간 사소한 일로 웃으며 살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그냥 얼굴 근육이 굳어진 느낌이에요.
결정적으로는 작년에 시어머니를 항암수발 들면서 스트레스 받으며 얼굴이 완전 굳어버린 것 같고 지금은 그 일에서 잠시나마 해방되었는데도 웃음이 돌아오질 않네요.
남은 인생도 이렇게 무표정하고 불독같은 얼굴로 살게 될까봐 겁이 좀 납니다. 길 가다 할머니들 보면 다들 표정이 너무 무섭고 못마땅하고 표독해 보이던데 난 저런 할머니로 늙지 말아야지 하고 늘 다짐해왔는데 저도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으로 변해가는 중인 것 같아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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