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9월 모의고사 보고 참 기가 막히더군요.
하지만,절망스럽다는건 그 때문이 아닙니다.
저희 아이는……
작년까지 학원 갔다 안 갔다 하고
피씨방 들락거리며
놀고나서 남는 시간에 공부하는 아입니다.
대학 안 갈거냐 물으면,대학 갈거랍니다.
그런 식으로 공부해서 어떻게 하냐, 하니,
가면 될거 아니냐고 큰 소리 뻥뻥 칩니다.
그래놓고,시험 점수 뭐 같이 나오면
나는 공부 했다,머리가 나빠서 그런거다,그럽니다.
(울 아이 아이큐가 140 이 넘는 아입니다)
이번에 점수 그렇게 받고,
쓰려고 생각했던 곳 못 쓸거 같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어렵게 아이 키운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내가 이러려고 그 고생을 했나,
눈물이 나더군요.
남편이라도 위로가 되면 좋은데,
너만 고생하냐,왜 유난을 떨고 난리야~그럽니다.
아무튼,결과가 나온거니까 어쩔 수 없는거고,
다음날 학부모 상담때 학원쌤과 상의해서
원래 쓰고자 했던데를 쓰기로 했습니다.
남은 기간 열심히 하는걸 전제로요.
그래서,집에와서 학원쌤과 상의한 내용을
아이에게 말했고,
우리 남은 기간이라도 잘 해보자,하며 좋게 끝냈습니다.
그 점수 받고 저도 느끼는 바가 있겠지 했는데,
제가 밤에 자다가 오늘 새벽 3시에 깨어져서 보니,
또 컴퓨터를 하고 있더군요 ㅠㅠ
이것도 자식이라고 포기가 안되네요.
다른 엄마들은,시험 못 보고 와서 실망하는 아이가
안쓰럽다는데,
저희 아인,시험 못 보고 와도,
수능 때 더 잘 보는 사람도 있다는데
수능 때 잘 보면 될거 아니냐,하면서
마치,뭔일 있어? 하는 표정으로
태연스럽게 얘기하며
하는 짓은 똑같은걸 보니,
걔가 불쌍하다는 생각은 커녕,
오히려 제가 불쌍합니다.
저도 남들이 느끼는 감정들 좀 느껴보고 싶네요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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