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정말 애들 공부의 경쟁 속에
집어넣고 싶지 않았어요.
애들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대단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지 않았고,
1등 하기를 바라지도 않았어요.
그냥 자기가 원하는 일 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랬지요.
(대단한 꿈을 꾸는 애들도 아니었구요)
유치원도 공부 하나도 안 가르치는
자연으로 놀러다니는 그런 유치원 보냈구요.
애 둘 학습지 한번 안 시켜봤어요.
애가 학원 가기 싫다해서
중학교 까지 학원도 안 보냈어요.
큰 애 같은 경우,
태권도 배우고 싶다해서 그것만 보냈고,
바둑 배우고 싶다해서 방과후수업으로 바둑 배웠고,
애가 책 보는걸 좋아해서 사달라는 책 사줬어요.
그게 전부였어요.
작은 애 역시 중학교 때 까지 학원 안 다녔구요.
얘는 그림 그리기 좋아해서
방과후 수업에서 미술 보내고
발레 배우고 싶다해서 발레 몇 년 배웠어요.
그래도 애들이 머리가 아주 없진 않았는지,
두 아이 다 5살에 한글 읽고 쓰고
혼자 스스로 알아서 익혔고,
구구단도 다 스스로 알아서 익혔고,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일본어 까지 혼자 익혔고,
중학교 돼서는 또래 일본애들 만큼
읽고 쓰고 말하고가 가능할 정도가 되었고,
지금도 두 아이 다 자기 연령 수준의 일본 사람 만큼
일본어가 가능합니다.
그런데,애들이 고등학교 때 부터 공부를 안 해요.
엄청 열심히 하는건 바라지도 않고,
학교 수업시간에 자지 말았으면 좋겠고,
학원 숙제나 해갔으면 좋겠는데
(애가 숙제를 너무 안 해가니,
선생님이 최소한 이 정도라도 해와라,하고,
다른 애들보다 숙제도 훨씬 적게 내주는데)
그것도 안 해가요.
(중학교 때 까진 학교 수업시간에 자진 않아서
별로 문제될게 없었어요)
중학교 때 까진 자기 하고 싶은거 다 하며
놀며 쉬며 공부해도 웬만큼 했는데,
고등학교 때도 계속 그런식으로만 하려고해서
성적이 안 나오니,
아이들은 지레 포기하고 아예 안 하려 하는거 같아요.
큰 아이는 그래도 재수해서 성적 올라
소위 말하는 명문대 갔는데요.
작은 애 고등학교 들어가면서 잔소리를 하게 돼요.
수업시간에 잠 좀 자지 말고
(졸거나,한 두시간 자는게 아니고,
아침 부터 자서 학교에 있는 시간 동안
거의 자고 온다합니다.
학교에서도 잠 많이 자는 애로
선생님들께도 찍힌 상태구요)
학원 선생님이 내주신 최소한의 숙제라도 해가라고
(국어와 수학 학원만 다녀요),
그 잔소리 하는게 전부예요.
내신은 아예 내팽개쳤는지,
시험기간에도 집에서 공부책 한번 편 적 없고,
시험기간에도 학교 시험 보고 일찍 오면
그냥 종일 잡니다.
그런데,남편은 제가 공부 공부하며 너무 잔소리를 해서
애들이 공부를 안 하는거라네요.
우연히 켜놓은 라디오에서
요즘 부모들이 애들에게 너무 공부 공부해서
요즘 애들이 인성이 안되고 어쩌구 저쩌구…
이런 말 나오니,
남편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저를 처다보네요.
참고로,공부공부 하는 쪽은 시댁 쪽이거든요.
시부모님 교육열 높으셨고,남편도 그렇고,
남편이 너무나 고집피워서,
애들 초등학교 때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왔구요.
애들 성적 안 나오면,
시댁식구들은,우리 집안엔 그런 애 없네 어떠네
내 탓으로 뒤집어 씌우면서
(남편 집안 형제들이나 저희 친정 형제들이나
나온 대학 수준 비슷한데도 그래요),
제가 가기 싫다고 울면서 사정을 해도
억지로 이 동네 끌고 온 사람이 남편이면서
이제와서 제가 공부공부해서
애들이 공부를 안 한다고
저한테 뒤집어 씌우네요.
하루 종일 학교에서 자는 애한테
학교서 자지 말고 수업 들으라는 것과,
학원에서 다른 애들 보다 훨씬 적게 내주는
그 숙제라도 해가라는게,
제가 공부 공부해서
애들이 공부 안 할 정도의 잔소리인가요?
성적도 성적이지만,이건 성실성의 문제아닌가요?
|
목록
추천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