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까이 지내는 엄마가 있는데,
집도 잘 사는데,
좀 심하다싶게 절약 정신이 투철해요.
결혼전까지 너무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그게 몸에 밴 것 같더라구요.
뭐 그거야 그 사람 사는 스타일이니까
제가 뭐라할건 아니죠.
첨엔 저도 참 대단하다 존경스럽다
할 정도였으니까요.
저는 현재 이 사람보다는
경제적으로 안 좋은 편이지만,
그래도 사는데 그다지 쪼들리거나 하진 않거든요.
저도 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알뜰하다 소리 듣는 편인데,
이 사람 보다는 그래도 쓰고 사는 편이예요.
그런데,이 사람이 제가 뭐 살 때 마다
어디서 샀냐,얼마주고 샀냐,비싸보이는데,
하고 물어요.
전 비싼건 안 사요.
싼 것 중에 가성비 갑인 물건을 고르는 편이예요.
제가 물건 고르는 센스가 있는 편이라
디자인도 가격대비
고급스러운걸로 고르는 편이고요.
그런데,그 사람이 물었을 때,
자기 생각에 돈이 좀 많이 들었다 생각이 되면,
그 사람은,와~돈 좀 썼네,
그래,그렇게 쓰고 사는 사람도 있어야
경제가 돌아가지,그래요.
어떨 때는,역시 있는 집에서 자란 사람이라
쓰는게 다르네,그래요.
저희 친정집 그렇게 부자도 아니었고,
그냥 중산층이었거든요.
그 사람이 워낙 심하게 가난한 집에서 살았으니,
저희 친정이 상대적으로 부유해보였을 뿐이죠.
저희집에 1년 동안 매달 돈 들어갈 일이 생겼는데
(자꾸 꼬치꼬치 물어서 얘기해줬어요),
그런 사실을 알고서,
이제 1년 동안 아무 것도 못 사겠네,그러는거예요.
사실 그 돈 들어가서 제가 좀 덜 쓰겐 돼도
전혀 못 쓰고 살 상황은 아니거든요.
그런데,그 사람이 그렇게 말해버리니,
내가 뭔가를 사면 안될거 같고,눈치가 보이고,
그 사람보다 집도 못 사는 주제에
사치부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어서
기분 별로더라구요.
실제로 이 사람이 심하다 싶게 짠순이라 그렇지
저도 자타공인 알뜰맘인데,
저희랑 가계 수입이 비슷한 다른 집들보다
안 쓰면 안 쓰지 더 쓰지는 않는데,
말하는 투가,
넌 그 정도 살면서 그렇게나 돈을 쓰니?
난 이 정도 살면서도 아끼고 사는데,
이렇게 말하며 비웃는거 같아요.
내 돈 쓰면서도 눈치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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