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20년을 넘게 살았네요.
본의 아니게 아이가 안 생기다 뒤늦게 생겨
중고등학생들이네요.
요즘 와서 산 날을 돌아보게 되네요.
올가미 시어머니와 시누이 시집살이,
선택적함구증이 있어 담임한테 조차 미움을 사고
그래서 왕따까지 당했던 아이,
그 말하지 않음으로 속에 화가 쌓이고
그걸 다 엄마에게 풀었던 아이,
담임 선생님께 죄송하다고
1년에도 몇번씩 고개를 숙이게 했던 아이,
학교 보내도 편치 않아
내가 몸이 고되도
방학하기 만을 기다리게 했던 아이,
그리고,새학년이 되면
어떤 담임 선생님이 담임이 될까
불안에 떨게 했던 아이.
잔소리만 하고,
실질적으론 아무 도움도 주지 않고 밖으로만 돌며
아이가 이렇게 된건 모두 엄마 탓이라고 하는 남편.
그리고,몇 번이나 수술하고
성한데가 하나 없는 내 몸뚱이.
남처럼 모아놓은 돈도 많지 않고,
사회성이 좋거나 공부를 잘 하는 자식도 없고,
나를 다정하게 대해주는 남편도 없고,
아무리 한다고 해도 언제나 시댁엔 부족한 며느리고,
나 스스로 뚜렷한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건강하지도 않고.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애쓰며 살아왔을까,하는
생각이 들고,
지금보다 더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으니
살아갈 희망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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