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딱 50살이 된 남편은 갱년기인지 어느날 갑자기 회사에서 돌아오더니

그동안 자기가 거짓말을 하며 살아왔다고 미안하다고 폭풍처럼 오열을 했어요.

약간 미친사람처럼 횡설수설 하며 계속 울더라구요.

무슨말인이 빨리 인지가 되진 않았지만 한참 들어보니 본인은 어렸을적 공부를 너무 안해서 글을 모른다더군요.

그래서 여태 그걸 숨기느라 힘들었고 그것때문에 주눅들어 남 눈치만 보았다고...

20년동안 같이 살며 너무나도 과묵해서 하루 몇마디 하는게 다였는데 폭풍처럼 말을 쏟아 내는데

조리있게 말을 잘 하지 못하더라구요 무슨말을 하는지 잘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충격이였어요.

하도 울다가 흥분했다가 하고 잠도 여러날동안 계속 못자더라구요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고 무섭기도 하고 해서 병원가보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경증의 조울증이라고 하더라고요. 갑자기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고 약도 처방을 받았어요.

그후로 저도 남편을 배려하고 위로하며 계속 마음을 이해해주려고 했어요.

그동안 남편이 왜 그렇게 수동적이고 회피하는 게 많았었는지 이제야 이해도 되고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제가 남편을 이해하며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점점 남편을 모르겠는거예요. 자꾸 딴 사람 같고...

자기 속 마음을 이제는 솔직히 털어 놓는데 약간 생각이 모질라 보이고ㅠㅠ
얘길하는 내용도 왔다갔다 하고 다른사람 시선을 엄청 의식하고 여튼 좀 미친사람 같기도 해서 무섭기도 하고 그러네요.

여태 이 사람 마음속에 이런생각이 가득했다는게 좀 황당하고 여튼 제가 더 미칠거 같아요.

이 사람을 잘 토닥토닥 하며 이해해줘야하는데 배신감만 들고 안정이 안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