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 우연히 짤로 떠서 하나씩 하나씩 봤는데,
다시보기로 첨부터 끝까지 보다간 홧병 도질 것 같아
그렇게는 안 보고 있어요.
어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 얘기고
(전 그 드라마 보다 더한 기가 막힌 일도 훨씬 많았구요),
저는 거기 큰 며느리 처럼 웃으며 할말 하는 성격도 아니고
거기 남편은 그나마 아내 말 들어주기나 하지
제 남편은 완전히 자기 부모편이예요.
제가 시댁 식구들과 남편에 넘 스트레스 받다가 암 걸리고 나서(결혼 전 까지 감기조차도 앓은 적이 거의 없던 제가)
그때부턴 시댁식구들하고 웬만하면 접촉 안 하고
만나도 공적인 얘기 외엔 안 하고
전화 통화도 꼭 필요한 일 아니면 안 합니다.
그 전엔 미움 받을 용기가 안 나기도 했고,
결혼 초엔 인간적으로 잘 해주고 싶기도 해서
내가 시댁 일 때문에 손해보고 양보하기도 했고,
일종의 착한 며느리병에 걸리기도 했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못 했는데,
어짜피 내가 9번 잘 하다 1번 그들 맘에 안 들면
지금까지 한건 다 도루묵이고
죽도록 씹히고 까이고 가루되게 빠이는건 마찬가지라서
암 걸린 이후론 기본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만 챙기고
인간적인 정은 안 주고 있어요.
나를 나쁜 X이라 욕하든 말든
내가 그 소리 귀 막고 안 들으면 그만이다
하고 살아요.
그런데,요새 며느라기 짤 보니까
제 딸도 결혼 안 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제 딸이 거기 큰 며느리 처럼 자기 의사 똑부러지게 말하는 성격도 아니고,
지금도 밖에서 자기가 부당하게 당해도
남한테 싫은 소리 못 하고 혼자 스트레스 받는 아인데
결혼하면 얼마나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을까 싶어서요.
제 주변에 아들 가진 몇몇 엄마들 얘기하는거 보면
애들 초등학교 때 부터 시어머니 모드더라구요.
요즘 여자애들이 이러쿵 저러쿵 약아빠졌다는 둥,남자애들 홀리게 해서 성적을 떨어지게 만든다는 둥,그에 비해 남자 애들은 순진해 빠졌다는 둥,하면서,
자기도 여자고,여자든 남자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는건데,
자기 아들 또래 어린 여자들에 대한 생각이 저렇게 부정적이라면,
아들 결혼 시키면 어떨까 싶더라구요.
그러면서 애들 다 크고 대학 까지 졸업해도 자식에 집착하고 일거수 일투족 관여하는 엄마들도 많은걸 보면서
시집살이의 모양이 바뀔 지언정
얘네 세대 시집살이도 만만치 않겠구나 싶더라구요
(제 주변 사람들이 그런거지 안 그러신 분들도 많겠지만요).
물론,아이가 나중에 결혼하겠다 하면
자기 선택이고 어짜피 자기가 책임져야 할 인생이니 왈가왈부 안 하겠지만,
결혼 생각이 없다라면 나이 찼다고
억지로 등떠밀어 결혼하라고는 안 할거 같아요.
며느라기 짤 보다가 괜히 혼자 열 받아서
쓰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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