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편 안 들어주셔도 돼요.
말 그대로 잘 못 한거 있으면 반성하고 제가 먼저 풀어야 할지 궁금해서 그런거예요.
어제 남편이랑 둘이 동대문쪽에 놀러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남편이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냥 집에서 쉬었어요.
저녁에 남편이 배달로 케잌을 시켰고, 전 크리스마스 분위기 좀 내느라 거실 한켠에 좀 꾸미고 음식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꾸민 크리스마스존에 케잌만 놓고 전시용으로만 찍어서
카톡에 올리니
친구들이 전화 와서 부부끼리 어디 나간다며 안 나갔냐고 물어보니
크리스마스 장식 꾸미고 그러고 놀았다고 하네요.
제가 다 했는데..
그러더니 케잌을 같이 앉아서 먹는게 아니고 케잌칼로 혼자 잘라 먹더니 치우라고 그래요. ㅜㅜ(저는 음식 만들 던 중인데 속으로 좀 짜증이 남)
뭐 물론 저녁 먹고 제가 다시 케잌세팅해서 같이 먹었어요.
그리고 오늘... 오전 10시 정도에 일어나니 남편이 없어요.
키톡으로 스크린 치러 갔다가 점심 먹고 사우나 갔다가 온다고 해서
OK라고 보내고
저는 집안일 하다가 뒹굴거리며 핸드폰으로 인터넷 좀 하다가 거실에 나왔는데
며칠동안 여행 간 아이한테 전화가 와서 무슨일 있냐고 하네요.
깜짝 놀라서 봤더니 112에 제 위치랑 해서 신고가 되어 경찰쪽이랑 남편이랑 아이한테 긴급문자가 가 있는거예요.
제가 뭘 잘 못 눌렀었나봐요.
처음엔 스미싱전화 그런건 줄 알고 겁나서 있다가, 30초쯤 뒤에 경찰분 연락처로 전화를 해서 잘 못 눌린거라고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는데 출동 하셨어요.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를 드리고 음료수도 건네드리고 ㅜㅜ
남편이 5시정도에 집이 들어 왔길래 갑자기 장난끼가 생겨
아까 문자 가지 않았냐고 아까 큰일 날 뻔 했는뎅..
그랬더니 남편이 스미싱 문자인줄 알았다고 하네요.
더 이상 묻지 않길래
무슨 일이게? 궁금하지 않아? 그랬더니 무슨일이었냐고 묻더라고요.
더 궁금하게 만들고 싶어서 "상황종료야 ㅋㅋ" 라고 얘기했고
한번 더 물어보면 "사실 바보 짓 했엉 ㅠㅠ" 그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다른 사람들이 술 먹고 가자는거 그냥 들어왔는데 괜히 집에들어왔다며 화를 내는거예요.
문도 쾅쾅 거리면서 ㅠㅠ
그래서 얘기했어요.
"왜 갑자기 화를 내느냐.. 난 또한번 물어보면 바보짓 했다고 에피소드를 얘기 해 주려고 그랬는데.. " 그러면서 상황 얘기를 했더니
너가 나한테 왜 연락 안했냐고 탓하려고 그런거라며 문을 쿵 하고 닫네요. 황당
그러고 저는 지금 혼자 커피숍에 나와 있어요.
평상시에 뭘 물으면 남편이 자주 저한테 그러거든요.
궁금하면 500원 .. 답도 안해주고요.
탓할 마음도 없었고 아니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남편 말 들으니
그럼 나한테라도 연락해보지.. 그런 마음이 생기기 시작해요.
만에 하나 진짜로 무슨 일 있었어도 남편은 저한테 연락을 안 했을거잖아요.
평상시에 저랑 뭘 하고 싶은 마음도 없는거 알고 저랑 같이 다니고 싶어하지 않는거 전 알지만, 저는 하나도 외롭지도 않고
전 기본적으로 외로움 같은거 타는 성격도 아닌지라
그냥 무덤덤하게 잘 살아가고 있는데
오늘은 그냥 쓸쓸하네요.
그런데 이건 제 입장이고, 남편 입장에선 흥분해서 부르르 떨 정도로 정말 이렇게 화가 나는 일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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