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추천하는 영어 그림책을 몇 권 구입해서 읽어 주다 보면 새 책을 좀 더 구입하고 싶은데 어떤 게 적당한지
몰라서 고민하게 되죠. 영어 그림책은 우리 그림책과 달라서 실제 연령 뿐 아니라 아이의 영어 연령도 감안해서 골라야
하거든요. 거기다 아이의 관심사까지 고려하자면... 으~ 머리가 꽤나 아프죠? 그렇다고 해서 매번 다른 사람한테 도움을
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차라리 전집을 하나 들여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실 겁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책을 고를
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팁을 알려 드릴까요?
스토리북 vs. 리더스북 (혹은 리딩북)
한 권씩 골라야 하는 단행본 스토리북보다 단계별로 나뉘어 있는 전집이 더 체계적이어서 좋지 않나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에 대한 답변을 하기 전에 이 둘의 차이점을 한 번 짚고 넘어가야겠네요.
먼저, 스토리북은 제가 3회 글에서 추천해 드린 책들과
같이 줄거리 위주로 된 창작 그림책을 말합니다. 이런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문학작품이죠.
반면, 리더스북은 단어와 문장 난이도에 따라 단계를
나누는 등 혼자서도 글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든 학습적인 책입니다. 그래서, 단어를 따로 정리해 준다거나 간단한 연습문제
등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죠.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오디오 스토리북 (Learn to Read)" 시리즈과 Scholastic 출판사에서 나온
"Hello Reader!"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Learn to Read"의
경우 "오디오 스토리북"이라고 우리말 제목을 붙여 놨는데 실은 리더스북이에요.) 이런 류의 책은
보통 시리즈로 나오고, "reader," "read" 등의 단어가 시리즈 제목에
들어가 있죠.
Learn to Read 시리즈
Hello Reader! 시리즈
영유아들한테는 스토리북이 좋습니다. 좋은 그림도 접하고, 좋은 문장을 통해 영어도 익힐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원어민을
기준으로 한 대충의 연령 구분 외에는 참고할 만한 단계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초보 엄마들이 적당한 책을 고르려면 어렵죠.
그러다 보니 체계적(?)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선호되는 게 리더스북입니다. 단계별로 나뉘어 있어서 책을 선택할 때 좀
수월한 건 사실입니다만, 단어와 문장 난이도를 맞추려다 보니 (단계가 낮을 수록) 스토리북에 비해 내용이 상대적으로
좀 평이하고 밋밋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림 수준 역시 스토리북에 비해 떨어지는 경우가 많고요...
우리말을 깨우친 아이들의 경우, 이해 안 되는 영어 그림책을 거부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럴 때는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고, 글이 그다지 많지 않은 스토리북이나 단순한 리더스북이 도움이 되죠. 특히 7세 이상이 되면 조금은
학습적인 냄새가 나는 것도 감수하니까 딱딱하지만 내용은 쉬운 리더스북으로 접근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줄거리가 재미있는 스토리북을 곁들여 주시는 게 좋죠. 하지만, 영유아의 경우는 단계별로 나뉘어 있다는 이유로
리더스북을 꼭 접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단순히 영어 읽기를 가르치기 위해 전집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는 것! 어떤 책이든
꾸준히 읽어 주다 보면 읽기는 (듣기, 말하기, 쓰기에 비해) 비교적 쉽게 깨칩니다. 이왕이면 좋은 책을 많이 보여
주세요~ 적당한 때가 되었을 때 (그림책을 '충분히' 접한 다음에!) 파닉스 씨디롬이나 읽기책 몇 권만 접해 주면
읽기는 금세 깨치니까 엄한데다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마시라는 말씀.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한 번 다룰
예정이니 참고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