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오름] 가족과 함께하는 육아포탈 ▒▒▒▒

*** Rhyme이 있어 읽는 재미가 있는 책들 (1)

Rhyme이 있어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기에 앞서 rhyme이 무엇인가를 먼저 살펴 봐야 할 것 같아요.

보통 rhyme이라 하면 둘 또는 그 이상의 단어 (혹은 행)의 끝소리가 동일한 경우를 의미하죠. Cat - hat, hop - pop, moon - spoon 등을 보면 밑줄 친 부분의 소리가 동일하죠?

Great - green처럼 첫소리가 동일한 경우는 head rhyme, initial rhyme, 혹은 alliteration (우리말로 하면 '두운')이라고 불러요.

Rhyme이 많은 글을 읽어 보면 리듬감이 있고, 시적이란 느낌이 들죠. 그래서 시(poetry)를 폭넓게 rhyme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어요. 짧게 rhyme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nursery rhyme' 또한 아이들을 위한 운율이 있는 시를 지칭하는 말이죠.

Rhyme이 많은 책이 좋은 건 앞에서 말씀 드렸다시피 읽다 보면 리듬감이 있어서 재미가 있어요. 아무런 규칙이 없는 것보다는 앞에서 나온 단어를 보고 뒤에 나올 단어를 예측할 수도 있어서 아이들이 좀 더 쉽게 반응을 보이기도 하구요.

한글을 가르칠 때도 '사자 - 사과 - 사진' 혹은 '사자 - 과자 - 의자' 등으로 확장해 가듯이 영어도 rhyme을 잘 활용하면 발음 규칙을 따로 가르치지 않고도 단어 읽기를 쉽게 가르칠 수 있지요.

여기서 중요한 건 rhyme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꼭 소리를 내서 읽어야 한다'는 것! 동일한 '소리'라고 했으니까 당연한 얘기죠? Cat - hat 등은 동일한 자모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눈으로 봐도 rhyme임이 느껴지지만, moon - june의 경우는 생긴 모양이 달라서 눈으로만 봐서는 rhyme이란 게 쉽게 안 느껴지거든요.

우리가 아이들과 단어의 끝말잇기를 하듯 미국 아이들도 rhyme을 활용한 단문 혹은 시 짓기를 하면서 단어를 확장하곤 한답니다. (여기를 참고해 보세요.)

Rhyme zone에 가면 이런 글짓기에 필요한 rhymes, homophones (동음 이의어, 즉 bare - bear처럼 발음은 같지만 의미가 다른 단어들) 등을 검색해 볼 수 있어요. 이런 사이트가 있는 것만 봐도 rhyme이 영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겠죠?

또 하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건 이렇게 rhyme의 묘미가 살아 있는 책은 꼭 원본으로 봐야 한다는 거에요. 우리말로 번역하면서 영어의 rhyme을 살리라는 건 하늘에서 별을 따오라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번역판으로 읽다 보면 내용 이해에는 별문제가 없겠지만 rhyme의 맛을 놓치게 되어 작품을 반쯤 놓치는 결과를 낳지요.

이상을 염두에 두고 rhyme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책들을 한 번 살펴 봐요~!
　

	1947년 처음 발간된 classic 중의 classic으로 많이들 알고 계시죠? 이 책이 워낙 유명한 책이다 보니 한글판도 나와 있긴 한데, rhyme을 제대로 맛보려면 영어 원문으로 읽어야 한답니다. 이유는 앞에서 말씀 드렸죠? 영어 원문을 나직한 목소리로 읽어 주다 보면 짧은 문장과 반복되는 rhyme 때문에 잠이 솔솔~ ^_^
이 책의 자세한 활용법에 대해서는 제가 전에 썼던 글을 참고해 보시면 좋겠네요.

Dr. Seuss (본명 Theodor Seuss Geisel, 1904~1991)는 어린이 영문학사에 있어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죠.

작가 홈페이지 방문하기

미국의 National Education Association (NEA)에서는 문맹 퇴치를 위해 아이들한테 책을 읽히자는 "Read Across America"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는데, Dr. Seuss의 "The Cat in the Hat" (책 제목이자 주인공 이름)이 이 캠페인 로고에 등장해요. (오른쪽에 보이시죠?)

1954년 Life지가 아이들의 문맹률에 대한 연구 보고를 발표한 바 있는데, 아이들이 책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책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는 군요.

이 결과를 보고 Dr. Seuss와 함께 일했던 출판업자가 읽기에 꼭 필요한 400개의 기본 단어를 선정해 그에게 보내며, 그 중 250 단어를 추려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써보라고 했대요. Dr. Seuss는 9개월 여의 작업 끝에 그 중 220 단어만 사용해 "The Cat in the Hat'을 썼고, 발표하자 마자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영화 "I Am Sam"에 등장했던 "Green Eggs and Ham"은 50개의 단어만 사용했다고 하고, 제가 소개하려고 하는 "Hop on Pop"은 대충 세어보니 150개 정도 되겠더군요.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고, 그만큼 읽기 쉽게 쓰여졌다는 거겠죠? 7살의 지능을 가졌다는 Sam도 Dr. Seuss의 책은 막힘 없이 척척 읽어 내려갔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Dr. Seuss의 책이 아주 쉬운 책이냐면?

원어민이 아닌 우리한테는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책을 읽어 보면 줄거리라고 할 것도 딱히 없고, 무슨 소린지 해석도 잘 안되거든요. 그냥 소리 내어 읽으면서 rhyme이 주는 맛을 느껴야 하는 책이라서 한글 번역판도 나올 수가 없는 책들이에요~ "Hop on Pop"은 줄거리 없이 rhyme만으로 구성된 책이죠. 시중에는 여러 가지 edition이 나와 있는데 크게 미국 Random House판 (왼쪽)과 영국 HarperCollins판 (오른쪽)으로 나뉘죠. Hardcover와 paperback은 전문이 다 실려 있는데 비해 boardbook은 일부 페이지가 생략되어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총 64페이지나 되거든요. (Boardbook은 총 24장으로 구성되어 있네요.) 그렇다고 내용이 많냐면 그렇지는 않아서 한 페이지에 새로 나오는 단어 두세 개랑 문장 한두 개 정도? (겁 먹을 필요 없죠? ^^) 수준은 왼쪽 Random House판 표지의 "The Simplest Seuss for Youngest Use"라는 말이 알려 주듯 그다지 어렵지는 않아요. 단, 흥미진진한 줄거리가 있는 책은 아니라서 어린 아이들이 보기엔 잘못하면 지루할 수도 있다는 것~

Dr. Seuss의 책은 오디오 테이프가 있으면 활용하기가 좀 더 수월해요. 아이가 책 자체에 큰 관심을 안 보이면 처음에는 테이프를 틀어 주기만 해도 좋거든요. 반복되는 rhyme에 귀가 좀 익숙해지고 나서 책을 함께 보면 느낌이 또 달라요.

문자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와 보면 딱 좋죠. Rhyme을 이루는 단어가 제시되고, 그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이 바로 등장하니까 스스로 읽어 볼 엄두를 내볼 수 있거든요.

Rhyme을 이루는 단어를 좀 더 강조해서 읽어 주다 보면 자연히 리듬이 생겨요. 리듬감을 좀 더 살리기 위해 아예 손바닥으로 무릎을 쳐가며 읽어 줘도 재미있죠. 조금 큰 아이들이라면 랩처럼 흥겹게 읽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아이한테 rhyming words가 나올 때마다 손뼉을 치거나 타악기를 치라고 해도 좋고, 단어와 문장으로 나눠 엄마와 아이가 서로 번갈아 읽어도 좋죠.

Rhyming books에 대해서는 원래 1회만 다루려고 했는데 재미있는 책이 많아서 한 번 더 다루려구요. 다음 번에는 줄거리도 재미있고, rhyme도 풍부한 책을 조금 더 소개해 볼께요.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