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해서 엄마 욕심으로 서두르다 보면 아이와 엄마 모두 힘들어 집니다.
당장은 잘 하는 것 같아도 아이에 의해 브레이크가 한 번 걸리면 다시 나아갈 때까지 시간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나 방향을 확실히 잡고 , 욕심 부리지 말고 , 조금씩이라도 꾸준히 하면 한 단계, 한 단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는 것, 꼭 명심하셨으면 해요!
초등 중학년 때 까지는 영어가 재미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영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그 이후 시기에 본인의 의지로 영어 실력을 마음껏 키워가지만, 영어에 미리 질려 버린 아이들은 이제껏 익힌 걸 유지하는 것만도 벅차게 되니까요.
유아 영어 홈스쿨링이 엄마 주도로 이루어졌다면 초등 영어 홈스쿨링은 엄마 주도에서 점차 아이 주도로 바뀌어야 합니다. 고학년이 되었는데도 아이 주도로 이루어지지 않고, 여전히 엄마 주도로 진행하고 있다면 좀 문제가 있어요. 그러므로 적당한 시기에 아이한테 바통을 잘 넘겨주는 것이 초등 학부모의 과제라 할 수 있지요.
영어 그림책 읽기 등을 통해 귀가 트였다면 앞으로 훨씬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만,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앞으로 1~2년 정도는 귀를 트이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귀가 트이지 않은 상태에서 Phonics나 학습지만 열심히 하는 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 없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책 읽기와 오디오 테이프를 이용해 꾸준히 듣는 연습을 하게 하세요.
책 읽는 걸 힘들어 한다면 영어 비디오를 이용하는 것도 좋아요. 단, 비디오 보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우리말 책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항상 신경 써 주시는 게 좋습니다. 우리말 그릇이 크고 단단해야 영어 그릇 역시 커진다는 걸 꼭 명심하시길!
듣고 이해할 수 있게 되면 들었던 말들을 조금씩 내뱉기 시작하는데, 그 시기나 정도는 아이의 성격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납니다. 평소에 적극적이고 표현이 많은 아이는 output을 초기부터 다양하게 보여 주지만, 내성적이고, 신중하며 자존심이 강한 아이는 웬만큼 자신이 붙기 전에는 밖으로 표현을 잘 안 하기도 합니다.
아이 연령이 많으면 많을 수록 이런 현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나니까 충분한 input이 있기 전까지는 output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서 아이의 부담감을 줄여줄 필요가 있어요. 대신 반응을 보였을때 적절하게 칭찬해 줌으로써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자꾸 말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도와 주세요.
아이와 함께 봤던 내용 중 평소 자주 쓸 수 있는 문장을 메모해 뒀다가 사용하면 좋습니다. 이 때 아이가 영어로 대꾸하고 싶지 않아 하면 그냥 놔두세요. 책에서 접한 문장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효과는 충분하니까요~ 책이나 비디오에 나왔던 간단한 대화를 비슷한 상황에 처했을 때 그대로 재현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말하기를 곁에서 도와 주기 어렵다면 책 읽기와 비디오 보기를 꾸준히 하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충분합니다. Input이 충분하다면 영어로 말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숨겨 놨던 저력을 발휘할 테니까요. 반면, 충분한 input 없이 앵무새처럼 말하는 연습만 한 경우라면 연습한 문장 이상을 유창하게 말하기는 쉽지 않죠.
초등 영어 학습을 알파벳과 phonics로 시작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은데,
듣고 의미까지 70~80% 이상 파악할 수 있을 때 읽기 연습을 시작하면 훨씬 수월 하게 할 수 있으니까
너무 서두르지 않고 기다리다가 때가 되었을 때 단 시간 내에 마스터시키는 게 시간과 돈을
절약하는 방법 입니다. 많은 아이들이 때 이른 phonics 학습 때문에 영어에 흥미를 잃는다는 걸
명심하시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방향이 잡히실 겁니다.
쓰기는 읽기 아니라 말하기가 어느 정도 되어야 가능한 마지막 단계예요.
읽기를 수월하 하면 알파벳과 간단한 단어 쓰는 것 정도 가르쳐 줘서 본인이 쓰고 싶을 때
써볼 수 있도록 해 주시면 충분해요.
발달 단계상 초등 저학년은 그림책 단계에서 글 위주로 된 동화책 단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해당합니다. 그간 영어를 꾸준히 접해 온 아이들이라면 한글 책과 마찬가지로 영어책 역시 그림책에서 글 위주로 된 챕터북으로 점차 넘어가게 될 겁니다.
제법 긴 그림책도 무난히 즐긴다면 챕터북 전 단계에 해당하는 책들을 7세 때부터 조금씩 맛 보기 시작해도 좋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서둘러 챕터북 단계로 들어가려 하지는 마시고, 적어도 초등 2~3학년 때까지는 갖고 있는 그림책을 꾸준히 활용하세요! 글과 함께 그림이 있는 그림책이 소리와 함께 의미를 잡을 때 아무래도 더 도움이 되니까요.
아직 아이가 글이 많은 책을 부담스러워 한다면 당분간은 그림책을 '마음껏' 볼 수 있게 하는 게 좋습니다. 그림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이 결국에는 챕터북도 훨씬 수월하게 읽는다 는 걸 꼭 기억하시길!
그런 의미에서 초등 저학년 아이들이 읽을 만한 그림책을 몇 권 소개해 드립니다. ^^
An I Can Read Book 시리즈 중 Arnold Lobel의 " Frog and Toad " 시리즈는 Frog와 Toad의 우정 이야기라 친구 관계에 관심이 많은 초등 아이들이 좋아하죠. 작가가 직접 녹음한 테이프가 매력적이므로 꼭 테이프가 딸린 걸 구입해서 같이 활용해 보세요. 저희는 아침 시간에 이 테이프를 자주 듣곤 한답니다~ ^^
Kevin Henkes의 " Chrysanthemum "은 긴 이름 때문에 학교에서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너무나 멋진 이름이라 생각했었는데 아이들이 자꾸 놀리니까 이름이 너무 마음에 안 들고, 학교마저 가기 싫어지죠. 친구 관계 때문에 학교 생활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한테 힘을 주고, 아이들로 하여금 좋은 친구란 어떤 사람인가 생각하게 해 주는 책입니다.
Peggy Rathmann의 " Officer Buckle and Gloria "는 여러 학교를 방문해 안전 수칙에 대한 강의를 하는 Officer Buckle과 그의 애견 Gloria의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이 너무나 지루해 하던 안전 수칙 강의가 갑자기 엄청난 인기 몰이를 하게 되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었을까요?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서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영어로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한 번쯤은 내가 읽은 책을 모아 도서관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볼 텐데 실존 인물이었던 Mary Elizabeth Brown의 이야기를 통해 그 꿈을 조금 더 키워 보면 어떨까요?
" Big Sister and Little Sister "는 자매인 아이들한테 꼭 추천하는 책입니다. 형제자매는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같다가도 금세 원수 지간이 되는 희한한 사이죠? 자매 간의 미묘한 갈등과 이해를 잘 보여주는, 그림마저도 잔잔하고 아름다운 책입니다. 남매라면 Anthony Browne의 " The Tunnel "을 추천해요.
" Monster Manners "는 Hello Reader 시리즈 3단계에 해당하는 책으로 " 괴물 예절 배우기 "란 제목의 한글판도 나와 있습니다. 무례해야 예의 바르다는 소리를 듣는 괴물 나라에서 상냥한 Rosie는 항상 부모님의 골칫거리입니다. Rosie에게 무례함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매번 실패... 상냥한 Rosie 덕에 위기를 모면하고 나서야 상냥하고 예절 바른 게 때로는 편리하다는 걸 깨닫는다는 유쾌한 이야기~
초등학생이 되어 영어를 시작하려다 보면 방향을 잡는 게 가장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지실 거에요. 하지만, 방향을 잡고 아이의 의지까지 확인하고 나면 훨씬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니 힘 내시길!
아이 머리가 커진 만큼 어떤 방법이 좋을지 아이와 함께 의논해야 합니다. 집에서 챙겨주기 어렵다면 학원을 보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영어 학원에서 제일 처음 배우는 건 대부분 phonics예요. 영어는 case by case로 하나씩 익혀야 하는 예외가 많기 때문에 phonics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할 필요는 없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장 쉽게 정복될 수 있는 부분이 phonics과 reading이다 보니 대부분의 학원에서는 이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읽기를 깨치고 나면 받아 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늘어난다는 장점은 있죠.
하지만, 추가적으로 집에서 영어를 들을 수 시간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귀가 더디게 뚫리고 영어 input의 양이 너무 적어서 투자한 시간에 비해 큰 성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 이 점은 반드시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고로 학원이나 학습지를 하느냐 안 하느냐와 상관 없이 평소 집에서 영어를 흘려 들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 하다는 말씀! 만약에 학원을 보내더라도 영어를 어느 정도 알아 듣고, 단어와 문장을 읽을 수 있을 때 보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