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에 있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그 중에서도 공부하는 과정에서 우왕좌왕 하지않고 실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 역시 학습 부담을 덜어내는 데에 영향을 미친다.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법한 사례를 통해 좌충우돌하지 않고 꾸준하고 순조롭게 영어학습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자.

사 례 1 욕심과 성적은 반비례?

5살에 영어학습을 시작한 영우는 순하고 차분한 성격 덕분인지 엄마 안미정 씨가 하자는 대로 따라오는 편이었다. 처음 영어공부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미정 씨는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영어에 재미를 느끼고 충분히 익숙해지기만 해도 좋다는 심정이었다. 예상 외로 영우는 열심히 했고, 잘 따라 올수록, 그리고 단계가 올라갈수록 미정씨는 '조금만 더 해주면 정말 잘할 것만 같다'는 기분에 학습 강도를 높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영우는 엄마가 일일이 그날 학습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으면 전혀 공부가 되지 않기 시작했다. 거실이나 방에 교재 CD를 틀어놓으면 다른 공간으로 피해버리거나 책을 읽으라고 하면 앞뒤만 뒤적거리다가 "엄마 나 모르는 단어가 나와서 사전 찾아요"하고서는 딴짓을 하는 식이다. 미정 씨는 슬럼프에 빠진 아이를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반면 영우에게 신경을 쓰느라 둘째 영진이에게는 거의 신경을 쓰지 못했다. 영진이는 형이 흘려듣기를 할 때 그저 옆에서 같이 놀며 듣거나, DVD 볼 때 장난감을 가지고 뒹굴거리며 흘깃흘깃 보는 정도가 공부라면 전부였다. 그런데 어느 날 영진이가 잠잘 시간이 되자 불쑥 "It's time to go to bed"하며 유유히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영어공부를 시키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영진이가 스스럼없이 영어를 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미정씨는 깜짝 놀랐다. 그 일을 계기로 미정 씨는 자신 때문에 영우가 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큰아이에게는 기대치가 높았던 탓에 자기도 모르게 아이에게 학습 부담과 스트레스를 준 반면, 둘째는 강요 없이 말 그대로 생활 속에서 부담없이 노출되었고 충분히 듣고 익히자, 의식하지 않고 영어가 자연스럽게 나왔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