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셨던 25년된 이웃할머니가 어제 이사를 나가셨습니다. 좋은 경사스런 일로 이사가신게 아니라서 이제껏 제가 다 마음이 안좋습니다.
할머니 연세는 86세 처음에는 할머니, 아들, 며느리, 손녀 이렇게 살았습니다. 몇년전부터 손녀가 고등학교를 타지역으로 간다고 분가하면서 한 1년뒤 며느리도 손녀 따라 분가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후 아들이 산업재해로 다쳐서 일을 못하고 집에서 놀고 있고 손녀가 고등 졸업후에 며느리가 아예 이 할머니하고 합가를 거부하더랍니다.
절대로 할머니하고는 다시 같이 합가할수 없고 그렇게 하고 싶으면 남편한테 이혼을 하자고 했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아들땜에 마지못해 사시던 아파트를 처분해서 아들네 2/3주고 경기도 외곽에 아파트 하나 장만해서 살아라 했고 나머지 1/3가지고 동네를 못떠나셔서 주변에 작은 오피스텔로 어제 혼자 이사를 나가셨습니다. 처음에 아파트 처분하면서 할머니가 3등분으로 해서 외국사는 딸네도 주자고 했더니 며느리가 그러기만 해보라고 다시는 살아생전 얼굴 안보고 산다고 협박을 하더랍니다.
도대체 같이 살면서 무슨일이 있었길래 그러는지 물론 사람은 같이 살아봐야 속을 아는거지만 제가 겉으로 보기엔 자식네가 맞벌이 한다고 손녀 애기때부터 할머니가 키워주시고 집안 살림도 다 하신걸로 아는데 그리고 그 엄마 엘베에서 종종 마주치면 그렇게 싹싹하고 친근감있게 그러는 스타일이었는데......ㅠㅠ 처음에 할머니한테 이사 소식 들으면서 저도 그며느리가 그랬다고는 상상이 안가더라구요.
어제 빗속에서 이사하시는 모습 보니까 괞시리 지방에 계시는 친정엄마 생각도 나고 노인네가 연세도 많으신데 사시던곳 떠나서 혼자서 오피스텔에서 어찌 사실까 걱정도 되고 그러더이다.
반면, 저도 나이 50대 중반인데 자식도 있고 시부모님도 아직 정정하시고 중간에 낀 세대라면 세대인데 자식된 입장 부모된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참 마음이 어지럽더라구요.
내가 자식된 입장이면 나도 연세 많으신 시모랑 못살겠다고 아파트 처분해서 나눠달라고 안그럼 아들이랑 이혼하겠다 그렇게 나오게될까? 만일 내 자식이 나한테 집 팔아서 나눠달라고 하면 자식 이혼이 무서워서 그러마 했을까?
일단 아들이 뭐 다치고 싶어 다쳤겠습니까만 아들이 정작 경제적으로 능력이 없으니 며느리가 그리 쎄게 나오는 거고 할머니도 그걸 아니까 마지못해 며느리가 해달라는 데로 해준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비도 오고 날도 이런데 이웃의 안좋은 모습을 보니 요즘 맘이 싱숭생숭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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