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딸 둘과 남편과 같이 살아요.
남편이 권위적이고 자기 말에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
무조건 화부터 내는 사람입니다.
저나 애들에게 지적질 심하구요.
남편도 그렇고 시댁식구들도 그렇고
별 잘난 것도 없는 사람들인데,
본인들이 엄청 잘 나고 인성 좋고 출중한 외모를 가진걸로
착각하고 살아요.
다른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볼 때 별거 아닌 일엔
무슨 큰 일이 난거 처럼 호들갑 떨면서도
제3자의 입장에서 볼 때
정말 큰 일이구나,힘들겠다 싶은 일이 남의 일이면
그까짓거 하는 사람들이고요.
세상에서 자기네 직업이 제일 힘든 일이고
남들 일은 별거 아니라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자기가 잘못한게 있어도
자기가 잘못했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합니다.
그래서 누가 자기가 잘못됐다거나
다른 의견을 내놓으면
직장에서도 도가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는거 같습니다.
아무튼 남편이 이런 집안에 이런 사람인데,
자기 원가족을 제외한 사람에겐 공감 능력이 없어요.
사회에선 공감하는 척만 하고 아무 생각 없고
집에선 민낯을 드러내죠.
서론이 넘 길었는데,
집에서 아내에게도 자식에게도 전혀 공감이 없고,
자기 자신과 부모 형제에만 감정이입하니,
애들이나 저나 남편을 반쯤 포기하고 살긴 하는데요.
그래도 일상에서 꼭 필요한 얘긴 하고 살았었거든요.
그런데,남편 실수로
아이가 소중히 여겼던 물건을 잃어버렸어요.
아이가 너무너무 속상해했는데,
거기다대고 남편이,
대학생이나 된게 그런걸 왜 갖고 있냐,
그까짓거 하나 새로 사면 되지
뭘 그런거 갖고 아빠한테 뭐라고 하냐며
오히려 화를 내더랍니다
(저 없었을 때 일어난 일이예요)
그냥 아빠 실수로 잃어버려 미안하다 하면 될 것을
안 그래도 속상한 맘에 기름을 부었나봐요.
20년을 넘게 살면서,
남편이 아무리 잘못 했어도
미안하단 말을 저도 들은 적이 없긴하네요.
아무튼 아이가 이젠 아빠랑 상대하기도 싫다며
아빠가 퇴근하면
아이들은 거실 있다가도 방으로 들어가버리고,
아빠한테 할 말 있어도,
엄마인 저에게 아빠한테 이렇게 말하라고 하네요.
남편은 자기가 잘못한건 생각도 못 하고
애들 버릇없다(그것도 애들에겐 직접 말 안 함)
저에게 애들 잘못 키웠다 소리만 하네요.
시아버지가 완전 독불장군이신데
점점 닮아가네요.
웬만하면 저도 자식과 아빠를 이어주고 싶지만,
제가 말해봤자
남편은 자기 잘못 인정 안 하고 화만 낼거고,
애들은(다른 딸도 아빠의 잘못 때문에 아빠랑 말 안 해요)
이제 머리 굵어서 자기 주장 있으니
아빠가 먼저 사과하면 몰라도
달라지진 않을거 같네요.
그냥 답답하고 속상해서 주저리주저리 써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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