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모님과 저희 육남매는 모두 법 없이 살 정도로 단순하고 꾀 피울 줄 모르고 성실한 성격들이라 모두 사고 하나 안치고 살았더랬죠.. 다 떠나서 제 문제를 적어보는데 읽어보시고 지나치지 마시고 좀 도와주세요. 현재 부모님 모두 구순까지 사시고 돌아가시고 남겨주신 유산으로 오빠에게 돈을 조금 맡겨 놓았네요.
22년 전 홀시부 모시며 제 돈도 조금 보태어 아파트 한 채 마련하여 결혼 시작했어요.. 시부님은 시모님 사이에 4남매 낳았고 아주 잘 나가다가 시모가 보증 잘못 서는 순간 집안이 쫄딱 망하고 장남인 남편 15살에 시모는 그만 자살하고 돌아가셨어요. 아래로 어린 동생들 셋은 줄줄이 있고 얼마나 참담했겠어요. 이후 시부는 결혼을 세 번이나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여자 없이 못사는 삐뚤어진 성격이 되었는데.. 문제는 남편 포함 시동생들이 아버지를 끔찍히 챙기다보니 그런 부분을 무조건 이해해주네요.
그러다보니 새 여자를 또 만나게 해 주고 어떻게 해서든 살게 해 주려고 도와주고...결혼무렵 들어보니 네 번을 했다고 하네요. 22년차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한두번은 이해하는데 그냥 시동생들도 정상으로 보이지 않네요.. 아니면 제가 여전히 이해 못하고 있는건지...
아들 하나 낳아 산후풍부터 시작해 질병이 하나 생겼지만 남편 월급 카드 받아 살림하며 시부 모시며 참 행복하게 살던 저희 4식구,, 결혼 10년차에 시부님이 다섯 번째 여자 소개 받아 교제하는 가운데 저를 목졸라 죽이려는 사건이 있었어요. 그 즈음에 남편은 주식 선물에 손을 대 아파트 한 채 말아 먹고,, 12평짜리 월세방에서 시부로인한 악몽을 2년간 꾸며 보냈고 종교시설엔 어릴 적 두세번 가 본게 전부였던 제가 절에 올라가 부처님앞에서 그저 눈물속에서 세월을 보냈어요.
그 와중에 남편은 5센치짜리 종양이 뇌간을 건들어 생사를 오가는 상황을 맞게 되고,, 제가 결혼하면서 남편 종합보험 하나 들어둔 것이 있어(남편은 가입한 후 왜 이런 것을 들었냐고 구박하더군요) 보험금 3천을 받았고,, 통장에 잘 보관,, 그 보험은 좋은 상품이였는데 해지..ㅠㅠ
아들아이가 기숙형 사립고에 차차상위로 사배자전형 입학이 되어 보내고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2배 넘게 교육비가 나가니 모아둔 통장 돈들과 월세 보증금도 더 빼고 친정에서 조금 보태준 돈에 회사 퇴직금까지 미리 받아 모두 교육비로 내고 나니 통장 잔고가 1500이 남네요.
그 무렵 시부는 새 어머니와 또 이혼을 하고 시동생이 아예 시부 데리고 해외로 나가 그곳에서 새 집 구해주고 나이 40년 정도 차이 나는 어린 새 여자를 안겨주고 시동생은 17년 차이의 현지인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해외서 살게 됩니다.
저희는 완전 알거지가 된 상태였지만 구청 복지과에서 1년간 상담 끝에 수급자로 통과가 되고 동시에 제 질병이 가산점이 붙어 임대아파트 당첨되고 수급비가 나오니 안 나가는 월세만큼 저축하며 살면 되겠구나 생각하며 급 이사를 기쁘게 했었어요. 그런데 그것도 잠시..
남편이 스포츠에 빠지더니 카드를 월급의 절반을 긁어대네요. 1년간 순식간에 1천 날리고 카드론 대출을 계속 긁어댑니다. 후에 보니 카드론 총1200!
적은 월급에 기초수급 받아 빠듯하게 사는 처지에..ㅠㅠ 1년 내내 제가 여러 방법 써보고 또 나가 죽으라고 해도 말은 듣지 않고..
다시 이 무렵 시동생이 해외에서 하는 사업이 대박을 터뜨리네요. 평생 먹고 살 돈을 번 겁니다.
자연히 시동생들 뿔뿔이 흩어져 남편문제 시집살이 등 각각 엄청난 시련을 겪던 가운데 벌어진 일이라 시누이들이 모두 모이고 시댁 식구들이 가족채팅방을 만들어 단합을 하고 매일 신이 나 있고 남편도 낑겨서 주체를 못하고 있네요.
이제 문제는 제 위치입니다. 이방인이 된 기분..ㅠ 남편 월급 카드로 22년을 절약해가며 살림하고 남편 기 세워주고 아이 뒷바라지하고 정작 그 월급으로 나를 위해 사용해 본 적이 없었는데, 더구나 내 병원비는 수중에 남은 내 돈으로 수 년간 수 백 만원을 써 오고,, 남편이 집 날리고 남은 퇴직금으로 혼자 즐기며 다 써 버리고 빚만 덩그러니 남겨 놓고 그렇다고 소멸성 실손 외에 보험 하나 안 들어 놓고...
도대체 이 남자 이제는 뭘 믿어야 하나요..
결국 시누이에게 전화하여 하소연했더니 이제 대학1년 마친 조카인 제 아들아이가 앞으로 벌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가족채팅방에서 매일 남편 포함 시동생들 모여 웃고 떠들고 여행 계획 잡고..
하.. 이게 뭔가 싶네요. 백신 안 맞아 해외 못 나가는 저를 오히려 탓하는 남편..ㅠㅠ
뇌종양으로 죽을 사람을 매일 기도하며 매달려 부처님 꿈을 그렇게 꾸며 살려냈더니... 남편은 서울대병원에서 수술 실수로 전신의 피를 다 쏟아 내고 다시 8리터 가량의 피를 수혈해가며 싹 갈아 치우는 과정속에 살아 남았는데... 이제와서 과거일 얘기하면 다 잊고 허무맹랑하게 들리고 시댁 식구들은 기도의 힘을 경험해보지 않으니 모르겠지요?
이 남자에게서 어떻게 하면 제가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요??? 보험 하나라도 가입해야 하지 않아?? 하고 말해도 꿈쩍않는 남편에게 무엇을 부탁하면 될까요?? 제가 먼저 눈 감으면 분명 시부님처럼 새 여자와 살 남자이고 그러면 아들 아이에게 결혼은 사랑과 믿음 속에서 출발하고 또 지켜가야 함을 본보기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데 결혼에대한 가치관에 혼란이 올까 두렵네요.
정말 저만 이방인이 되어 있는 느낌, 참 불쾌하네요.
|
목록
추천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