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지방발령 난 지 1년쯤 됐어요.
금~일마다 집에 오고요,
주중엔 야근 없으면 퇴근 후 혼자 헬쓰하고 집에 와 저한테 안부전화하는 게 일과.
저한테 자주 내려오래서
연휴마다 가서 맛집 다니고 여행 다녔어요.
얼마전 남편 톡을 보게 됐는데
어떤 여자랑 9개월 가량 연락해왔더라고요.
매달 톡이나 전화 한 날이 6~7일씩 정도?
늘 여자가 먼저 연락하고
남편은 간단히 대답하거나
전화 못받았을 때 콜백하는정도?
근데 여자 말투가 과하게 느껴져요.
"오빵~ **한단다요, 행님~"
근무시간 중 오전, 오후, 저녁시간 가리지 않고
전화는 밤 10시, 톡은 11시 넘어서까지.
내용도 "밥 먹었어? 언제 퇴근해? 주무시나? 이번 주도 집에 가나? 뭐해?" 뿐 아니라
"아팠는데도 몸무게 그대로야. 우째야할지"
"심심하면 연락해. 놀아줄게~"
주말에 집에 가냐고 물어 가는 길이라니까
"후딱 와서 나랑 놀아~" 등등.
남편이 지인 여자들이랑은 잘 지내지만
여자 밝히는 타입 아니고 나대는 여자 싫어하거든요.
톡 보고 그새 술집마담이라도 사귄건가 놀라서 물어보니
시골 초등동창인데 그 지역 동문회 주도한답니다.
그 지역 갔다고 연락했는데
코로나라 동창모임은 못 하고
단둘이 세번 정도? 다른 동창 껴서 두 번 만났다네요.
한번은 자기가 만든 빵 준다고
또 한번은 선물 준다며 골프장갑 줬다고.
남편 있는 여자라 하고
어릴 때 친한 동창도 아니었다는데
처음 만난 날
사업 크게 해 돈도 많이 벌었는데
우울증 걸려 자살시도까지 했고
이젠 남편 돈 안 쓰고 자기가 알바한 돈으로 골프 치고 해외여행 다닌다는 얘기까지 했다네요.
남편은 제가 얘기하니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고
앞으로 연락 안하겠다고.
근데 내가 아니었어도 관계가 자정됐을 거라고.
무슨 뜻이냐니까
하도 자주 연락 오니까 애가 날 좋아했나 생각이 들더라고.
그 후 전화 온 거 한번 안 받으니 더 연락 없더래요.
근데 어제 동창밴드에서 그 여자 사진을 봤는데
엄청 이쁜거예요.
50 후반에 말투가 거침없길래
드센 중년 아줌마 생각했는데
키 크고 모델처럼 늘씬하고 긴 머리에 티없이 하얀 갸름한 얼굴 여리여리한 세련된 화장과 차림.
남편한테 그 여자 말투 꺼림직하지 않았냐고 물으니
그낭 걔 말투가 그런가보다 했다고.
둘이 잤냐고 물으니
오잉?하고 막 웃으며 그런 관계 아니랬는데
예쁘냐 물으니까 아무 말도 안했거든요.
내 질문이 어이없어서인가 생각하면서도 맘에 걸렸는데
정말 예뻐서 그런거고
남편 성격상 질색할 천박하게 나대는 말투,
그 긴 기간 용건없이 끈적거리며 들이대는 거 받아준거 의아했는데
예뻐서였나 싶네요.ㅠㅠ
회사일까지 서로 얘기 많이 하는 편이라
친구, 회사사람, 친척 만난 거 다 얘기하던 사람이
이 여자 얘긴 단 한번도 하지 않은 것도 걸리고.
일단 관계가 깊게 발전된 건 아닌 게 확실해 보이고
남편도 그 여자 태도 부담스러워젔는데
내 말 들으니 오해의 소지도 있는 것 같아
관계 끊겠다고 약속했으니 넘어가야 하겠죠.
근데 그런 이상한 여자랑
(내가 보수적인지 남녀친구 인정하는 편인데도 톡 보고 술집마담이라 생각할 정도로 몸 달아 끈적거리며 들이댄다는 느낌ㅠㅠ)그런 묘한 관계 가졌던 것도 기분 나쁜데 이쁘기까지 하니 더 서글퍼지네요.
남편이 지방 내려가서 전화도 더 자주 하고
말투며 스킨쉽 잠자리까지 더 잦고 다정해진 게
그 여자로 일깨워진 연애감정이었나 싶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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