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질병은 인지하지 못해서 방치하게 되지만, 치질은 알면서도 방치하는 거의 유일한 질병이다. 겨우 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때늦은 후회를 해도 소용없다. 당신은 지금 당장 치질을 치료해야만 한다.
치질 치료를 위해서는 그 원인부터 살펴봐야 한다. 치질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항문 고혈압 때문이다. 동물들에서는 치질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항문이 심장보다 높게 위치하며, 좌식생활을 하지 않기 때문에 항문에 압이 가해지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랜 시간을 앉아서 생활하므로 항문에 많은 압력이 가해진다. 변을 볼 때에도 핸드폰을 보면서 당초보다 긴 시간 항문에 압력을 가한다.
음주 또한 항문 고혈압을 유발한다. 음주량이 많은 중년이상의 남성에서 유독 치질 발병률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된다.
알코올은 간의 대사활동을 떨어뜨린다. 이때 간문맥(간과 장 사이의 혈관)의 순환이 정체되면서 간문맥과 연결된 대장부터 항문까지 압이 증가한다. 치질이 있다면 술부터 끊어야 한다.
항문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시간마다 일어서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고, 저녁에는 따뜻한 물로 좌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비뇨기과 분야 학술지인 Lower Urinary Tract Symptoms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쪼그리고 앉아 배변을 보는 사람이 오히려 직장이 곧게 펴지기 때문에 항문에 압이 덜 들어가며, 배변활동이 원활하다고 한다.
양변기에서는 허벅지와 상체 각도가 35°로 이루어지도록 낮은 의자를 발 밑에 대는 것이 좋다. 배변 시간은 5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치질 원인 다른 하나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복부 팽만감, 가스 참,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된다.
특히 잦은 배변 증상은 항문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순식간에 치질로 발전하게 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20%에 불과하지만, 이들 중 절반이 치질까지 앓게 된다고 한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치질은 더욱 악화된다.
[Ehealth: low FODMAP diet vs Lactobacillus rhamnosus GG in irritable bowel syndrome 2014]
소화기학회지인 World J Gastroenterol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일반식단(초록색 원), 저발효음식으로 구성된 저포드맵식단(빨간색 별), RGG유산균(파란색 세모) 그룹으로 나누어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에게 적용했을 때,
삶의 질 점수는 RGG유산균에서 가장 높았고, IBS증상 점수는 저포드맵 식단에서 가장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단을 철저히 지킬 수 있다면 저포드맵 식단을, 그렇지 못하다면 RGG유산균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그로 인한 치질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변을 볼 때마다 매번 피나 고름이 나는 경우, 치핵이 튀어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는 경우 등 본인이 느끼기에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면 즉각적으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창피해 하지 말자. 의사에게는 다 같은 환부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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