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아들 셋에, 딸 두명 있는 형제중 제일 막내아들네입니다.

원래는 어머님을 큰형님네에서  모시고 계시다가 맞벌이하는 제가 애를 낳으면서 애 봐주신다고 오셨습니다.

제가 정말 절대 어머님손으로 애를 안키우려고 반대반대했는데 수술전날 병원에서 어머님이 제 손을 꼭 잡으시고

2년만 딱 키워주고 갈거니까 너무 부담가지지 말고 본인이 키울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그렇게까지 하는데 어떡합니까..

할수없이 신랑과 주말부부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머님과 함께 살았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이북사람으로 아주 부지런하고 할 말은 다하시는 분이십니다.

집에 계시면 잠시를 가만히 있지 못하시고 계속 움직이시니 저도 움직이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할 수 밖에 없지요.

잔소리도 많이 들었구요,  울기도 많이 울었고, 심지어 싸우기도 했습니다.

저희 친정엄마는 시어머니 스트레스로 제가 암이라도 생길까봐 매년 암검사를 해보라고 할 정도였어요.

저희 어머님은 2년이 지나도 가지 않으셨고

제가 3년만에 제가 둘째 임신을 했습니다.

저는 둘째는 정말 어머니손에 애를 키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큰형님한테 제 속마음을 틀어놓았으나, 큰형님은 어머님이 애를 보시다가 안보고 집에서 놀면 빨리 늙으신다고 애들한테는 그래도 친할머니가 낫다고 동서가 애들 생각해서 참으라고 하시는 겁니다.

물론, 큰형님은 어머님이 저희집에서 가시면 형님이 힘드시니까 그렇게 얘기할 수 밖에 없었을 거에요.

어머님은 당연히 가시지 않으셨고, 둘째가 유치원 갈때까지만 봐주다가 갈거다 하셨다가 유치원에 가면, 초등학교 입학할때까지 봐주다가 갈거다 하시고, 초등학교 입학하니 2학년때까지, 또 3학년때까지....., 이러다가 지금 우리 둘째가 6학년입니다.

첫째는 고등학생이구요. 

그래도 이때까지는 주중에만 계시고, 주말에는 큰형님댁에 가셔서 제가 그나마 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부터는 주말에 잘 안가시는 겁니다.

형님네가 주택인데 겨울에 주택은 우풍이 세서 춥다시면서 한주 두주 안가시다가 겨울내 저희집에 계셨네요.

이제는 봄인데도 이리저리 핑계를 대시면서 안가시다가 이번주는 아예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는 안가시네요...

평일은 참겠는데 주말은 정말 못참겠어요.

저희가 방이 3개인데, 애들이 인제 다커서 방이 좁아 따로 방도 하나씩 주고 싶은데 어머님이 방 하나 차지하고 있지

그건 둘째치고, 방에 침대랑 tv를 다 넣어드렸는데도 불구하고 본인 방에는 잘 안들어가시고 거실에 하루종일 계시는 겁니다.

아이들이 방이 좁아서 거실에서 공부를 시키고 싶어도 거실에서 텔레비를 크게 틀어놓고 계시니 들어가시라고 말씀드리기도 미안하고

주말은 아예 소파에 누워서 하루종일 거실에서 텔레비도 보시면서 온갖 상관을 다하시니 은근 스트레스입니다.

봄인데도 본인 춥다고 보일러를 35도까지 올려놓아서 우리는 더워서 잠을 못자기 일수고...,

청소할때도 자꾸 춥다고하셔서 문 열어서 환기시키는 것도 눈치 보이고...,

뭐를 하면 계속 참견을 하시니 사람이 눈치가 보여서 마음이 너무 불편한겁니다.

게다가, 다같이 있을때는 그나마 낫는데 일요일 애기아빠랑 애들 모두 교회가고 나면 어머님과 저 단둘이 남는데 그때는 정말 싫어요

불편해요.  

저번 명절때 큰형님한테 편하게 아파트 이사 가실 생각이 없냐고 한번 여쭤봤더니 아들이 이 집이 좋다고 절대 팔지 말라고 했다며 웃으시네요.  정말 아들이 그랬을까요...

애기아빠는 제맘도 모르고 애들 각방 줄수 있게 큰평수로 이사를 가자고 하며 아파트를 내놓았습니다.

친구들은 큰평수로 절대 가지 말라고 하네요.

그러면 정말 어머님 눌러 앉으신다구요.

저번주는 누워있는데 이유없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는 겁니다.

스트레스 때문일까요...

신랑한테 시어머니와 살기 싫다고 주말에는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은데 못된 며느리로 각인될까봐 두려워 말도 몬하겠네요.

어머님이 그래도 이때까지 우리애들 뒷바라지를 다해주셨는데 은혜도 모르는 몰상식한 며느리인 것 같기도 하고...,

어머님 연세가 88세.  마산과 부산을 주말마다 오가기에는 좀 벅찬 나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제가 어머님은 이렇게 모시게 될 줄 알았으면, 저는 제가 직장을 휴직하더라도 제가 키웠을 겁니다.

그때 병원에서 끝까지 거절하지 못한 것이 정말 한이 됩니다.

제가 마음을 어떻게 다잡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