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들서랍에서 가위를 찾다가 못보던 물건이 있어서 자세히 보니

액상형의 전자 담배더라구요.

씻고 나오는거 기다렸다가 차분히 물어보니

처음엔 친구거라고 얼버무리다가

좀 다그치고 나중에 날 밝으면 아빠랑 다시 얘기하자고 아이를 방에 들여보냈어요.

좀있다 아이가 겁먹은 얼굴로 다시 들어와서

힘들어서 자기가 샀다고 고백하네요ㅜ

어른들이 힘들때 담배피니 전자담배가 호기심이 생겼던거죠.

그러면서 진짜 담배는 한번도 안폈다고 뜬금없이 자수까지...

뭐가 그렇게 힘드냐니

물론 성적 부담감이죠,,,

자기는 꼭 좋은대학 원하는 학과 가고 싶다고 하면서 우는데

엄마앞에서 연기하는거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아이가 잘 알아듣게

한참을 얘기하고 엄마가 실망했다고 하니까 아이가 더 많이 우네요.

아이는 성실해요.

공부도 참 열심히 하는데 하는 만큼은 성적은 잘 나오지는 않아요.

수학도 원장님은 참 잘한다 하는데

막상 시험보면 얼토당토않은 실수 땜에 원하는 점수가 안나오구요.

남편은 고딩들이 다 힘들지 아이 혼자 유세라고 아이를 잘 이해하는 편이 아닌

좀 가부장적인 아빠구요.

그렇다고 전자담배 얘기 하면

불같이 화내거나 그럴스타일도 아니지만 일단 남편한테는 얘기를 안했어요.

전자 담배 압수 했고

오늘 아침엔 모른척하고 학교 보내긴 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아이를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스트레스를 그런식으로 풀려고 했다는게  과연 고등학생다운 짓인지

앞으로 안그러란 보장이 있는지

남편한테 얘기해서 따끔하게 경고를 해야할지 정말 모르겠어요ㅜㅜ

담배피는 남편도 밉고 다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