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신랑 전방부대 대위였어요

친구 소개로 대학원 다니던 저랑 소개팅 했는데요

처음보는 제복과 나름 박력있는 모습, 그리고 나를 바라보는 뜨거운 눈빛과  이것 저것 재지 않고

나에게 다가오는 저돌적인 모습에 제 맘도 첨에 혹했답니다

이것 저것 재보고 당기고 밀고 하는 기존의 남자 아이들과는 다른모습에 저도 호감을 가졌어요

사귀던 중간중간 알게된 여러가지 현실 ... 시댁될 집안의 너무 서민적인 모습..  결혼 하게 되어도

시골 어딘가에 살아야될  모습들에 ... 그리고 무엇보다 공부를 중단해야 하는 거....

당시 속물스럽고 약간의 허영심까지 있었던 저에게 남편의 제복이외엔 별로 매력있었던건 없었지요

첨의 신선함에서 나중엔 너무 걱정스러운것들이 제가 감당이 될까 싶었네요

백화점도 마트도 없는 그런 깡 시골에서 어찌 살까.....  하지만 시골 장날 남편이랑 손잡고 구경다니고

일요일엔 가끔 서울도 나오고  남편이랑 구닥다리 자전거 타고 다니면서 소풍도 다니고....

그 시골 생활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좋았던것 같네요

요즘 태양의 후예 보면서 송혜교의 맘이 저랑 비슷했네요

남자는 매력적인데 여러가지 현실이 나랑 안 맞는... 그리고  당시 세계관도 저랑 안맞았고...

저희 남편도 군인정신 투철하고 나라에 충성해야 한다는 희생정신 엄청나더라구요

사귀다 몇번을 관둘려고 했는지 몰라요  특히나 제 친정에서 너무 반대 하셔서....

근데 참 군인이 주는 매력이 크더라구요  남성다운?   군복입은 팔.. 검게 그을린 팔의 잔근육...

제가 좋아하는 거에 홀릭 되었지요.. 거기다 무엇보다 이거 저거 생각 안하고 저만 무조건 좋다해서....

비록 관사에 작게 살지언정 맘은 대초원처럼 항상 밝고 따뜻하게 해주겠노라...

그 말에 전 다니던 대학원 막살해버리고 중도에 결혼해  살고 있답니다...

지금이요?   나라에 충성하는거 여전하고 맘은 대초원처럼 따뜻하게 해줍니다.

드라마 보면서  옛날 생각이 나네요

남편은 송중기가 아니고 전 송혜교가 아니지만  옛날 제 생각이 무럭무럭 나더라구요

남편은 송중기보고 저렇게 피부좋은 군인은 군인이 아니라는....

제가 본 군인들중에도 송중기 같은 피부좋은 사람은  없었어요  약간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너무 로맨틱 하더라구요  하기야 송혜교같은 의사도 없겠지만....

나에게도 저런 젊은 시절이 있었지 싶어 요즘 새록새록 옛생각이 납니다

중딩  딸내미가 송중기에 빠져 보고 있을만큼 세월이 흘러버렸네요

우리 딸내미가 군인하고 결혼한다면 딸은 반대하고 싶네요

포기하고 살아야 할것들이 많아요...  그래도 좋아하면 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