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세된 전업주부예요

아이는 고3, 고1되는 딸만 둘.

애들이 조용조용 자기할일 알아서 하는 애들이라 손갈데 없다 하지만

저 어릴때 엄마가 집에 안계신게 너무 싫어서 둘째 대학갈때 까진 집에 있으려구요

제가 3남매중 장녀인데 아빠는 지방에 계실때도 많았고, 엄마는 집에서 30분정도 버스 타고 가야 하는 곳에서

옷가게를 하셨어요. 장사 잘된 날은 치킨 같은거(그땐 통닭 ㅎㅎㅎ) 사오셔서 기분 좋아하시고

장사 안되는 날은 술드시고 ㅠㅠ 오실때도 있고

저는 초4때부터 학교갔다 집에오면 동생들 밥 챙겨주고 , 심지어 밥을 직접 하기도 했어요.

저녁엔 연탄도 갈았구요. 6학년때 새집으로 이사가서 기름보일러로 바꿨을때 어찌나 기쁘던지.

지방에 계신 아빠가 집에 오시면 엄마랑 많이 싸우시고 ㅜㅜㅜㅜ 그게 다 돈때문이란걸 알고

나는 돈의 노예가 되지 않겠다고 ㅎㅎ 결심했었죠.

---물론 살아오면서 이미 돈의 노예가 되어씀!!!--

엄마가 공부에 많이 신경써주지 않아서 스스로 공부했고  인서울 대학 다녔는데

막상 친정집이 경제적으로 확 피기 시작해서  엄마가 물심양면으로 팍팍 밀어준 남동생은 지방대에 갔다는 슬픈 이야기 ㅎㅎ

그녀석 기저귀도 제가 갈아줬는데 ㅎㅎ

지금 경제적 상황은 서울에서 그냥 밥먹고 사는 수준이고

알뜰한 편이라 애들 학원비 외엔 많이 쓰지도 않고 살아요.

노후 생각하면 제가 버는게 정답인데,  아이들에게 심리적인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게 제 뼈속깊이 스며들어있는 생각이랍니다.

좀더 남편이 수고해주고  저는 가정의 평화에 집중하기로.

(몇년전에 몇달동안 취업한 적 있었는데. 애들이며 남편이며 집안꼴이며 다 엉망이 되더라구요. 그걸 또 못참고

저는 히스테리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