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친구라 하기도 뭐한 친구가 된 친구 얘기네요.
친구네 가정에 어려운 사정이 있어 제가 좀 말한마디라도 상처 안 되게 하려고 조심했기에 관계가 그럭저럭 유지됐던 거 같아요.
제가 결혼 후 남편 시가 문제로 속 썩는데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유별난 기질과 발달 문제로 애를 먹어 하루하루 사는게 고통이기도 하고 애 얘길 그 친구에게도 하고
힘들다 푸념도 많이 했었네요.
결혼 안 했던 친구는 우리 애보다 일찍 태어났던 조카 돌보기도 했는데 워낙 발달도 빠르고 영특하다고 마치 자기가 낳은 애처럼 좋아하고 자랑해도
전 같이 기뻐해주고 다 들어줬어요.
결혼을 안 하고 아이도 없으니 조카가 얼마나 예쁠까 싶어
이해도 됐고요.
잘 나가는 형부얘기, 끝없는 조카자랑에 미국에 명문대학 합격했다길래 전 대단하다 생각했고 그 친구네 가정사 꼬인 얘기도 알고 해서 아무리 본인이 결혼 못했지만 그래도 조카로 인해 아이 커가는 모습 기뻐하고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니 정말 잘됐다 마음으로 축하도 했고요.
그러다 우리 애가 그간 어려움 딛고 잘 자라줘서 저도 한시름 놓다가 이름있는 특목고 합격해서 그 친구와 통화하다 얘기했어요. 저는 그간 아이 키우기 어려웠는데다 남편도 얼마나 저를 힘들게 하는지 다 아니 당연히 마음으로 축하해 줄 걸로 믿었는데 통화도중 머리가 아프느니 하면서 전화 끊더라고요. 그 전부터 몸이 안 좋아서 가끔 그랬었기에전 그런가보다 했는데 그 다음에 전화해봐도 받지 않고 그래서 마음은 속상했지만 그냥 접어뒀어요. 몸이 힘들어 병원 신세 자주 지고 돈벌고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갑다하고요.
그러다 또 오랜만에 문자 왔길래 오랜만에 반갑기도하고해서 대화를 이어가다가 그 조카 얘기가 뗘올라 물어보니 그 미국명문 대학 합격한게 아니었더라고요. 잘못 알았었다길래.. 전 그랬구나 하고 말았죠. 그런데 그 친구 말이 자기가 왜 그동안 연락 안 했냐면 우리 애가 특목고 합격한 얘기할 때 자기가 힘든 때라서 속상했다네요?? 자기가 힘들 때 서운했단 얘기죠. 속으로 어이 없더라구요. 내가 힘들 때 자긴 대단한 조카 형부 자랑 안 했는지. 저는 계속 힘들기만하다 겨우 고등학교 잘 들어간 얘기였고 아이가 힘든 거 견뎌가며 이룬 성과인 거 다 아는 친구라 격려해주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니 오히려 제가 섭섭했어야 할 일 아닌가요?
알고보니 그조카가 대학 들어간게 아니었는데 그래서 비교되고 속상했을까요?
또 며칠전 문자가 왔네요. 우리애가 고3이라 수능봤으니 결과가 궁금했던게죠. 문자론,
~~ 야, 네가 얼마나 좋은 아이인데 내가 심했어, ,..언제 시간되니? 보고싶다.. 이런 내용으로요.
전 마음이 안 생겨 대충 둘러댔네요. 다음에 보자고..
그친구는 내가 자기보다 늘 좀 더 힘들어야 마음에 위안이 됐었던 거겠죠. 그걸 뒤늦게 알았네요. |
목록
추천
T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