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퇴직하고 집에 있어요.
일은 안 하고 싶다고,그래서 넉넉하진 않지만 벌어놓은 돈 까먹고 있어요.
남편은 성격이 잠시도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라 항상 무언가를 해요.
직장 다닐 때도 직장 끝나면 취미생활로 뭐 배우고 주말엔 등산 가거나 여행 갔어요,혼자 또는 친구들이랑요.
남편은 일주일에 한두번은 등산 가고,
뭐 만드는거 배우러도 다니고,
쇼핑몰이나 시장도 구경도 다니고,
코엑스에 무슨 박람회 구경도 다니고,
나머지 집에 있는 시간엔 혼자 음식도 만들고 그래요.
그게 말이 좋아 음식이지 거의 괴식을 만들어서 혼자 먹는데,음식 한 가지 만드는데
부엌 전체를 어질러요.
무슨 뚜껑을 열면 닫지도 않고(뚜껑을 쓰고 어디다 놨는지 없어지거나 전혀 생각지도 않은데서 나타나요),수납장 열어도 문 안 닫고,불도 안 끄고 다니고,쓰레기는 놓는 자리가 쓰레기통이에요.
식탁에 뭘 자꾸 쌓아놓는데 치우면 또 쌓아놓고 치우면 또 쌓아놓고 해요.
물건 사다 쌓아놓는 것도 일이구요.
뭘 사다 뚝딱거리고 만들다가 마무리도 안 짓고 흉물스럽게 놔두구요.
암튼 하루하루를 아주 버라이어티하게 지냅니다.
자기 혼자 그러고 사는거 누가 뭐래요.
좀 거슬리긴 하지만 저 아무 말도 안 합니다.
그런데,남편이 저보고 게을러터졌데요.
큰 애 계약직이지만 직장 다니고,작은 애 대학 휴학중이에요.
저 집에서 밥하고 빨래하고 청소합니다.
제가 이 나이에 뭘 더 해야하나요?
저 집안살림하면서 틈틈히 제 취미활동 하고 뭐 배우러 다니고 사람도 만나고 쉬기도 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공휴일 포함 일주일에 하루 밖에 없어요.
남편처럼 이것저것 일을 안 만들고 딱 저한테 필요한 일만 하고 살아요.그게 게으른건가요?
애들이 집에 있으면 스마트폰에 노트북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한심하다면서
저 닮아서 애들이 다 게으르다네요.
아침부터 남편 때문에 열 받아서 글 쓰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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