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남 3녀인데 오빠, 언니, 저, 여동생 이래요.

저 결혼 후 보통으로 살다가 남편이 사업하면서 한 4년 전에 완전 바닥을 쳤어요.

남편 사업의 일적인 면도 있었지만 정신 못 차리고 다른 곳에 눈 돌리며 헛짓하다가 완전 다 말아먹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 직업이 안정적이다 보니 밥은 안 굶었는데 아무것도 없이 제 앞으로 대출도 1억이 넘게 된 상태로 조그만 월셋방 얻어서 갔네요.

어쨌든 제 과감한 결단으로 30년 된 낡은 빌라 월셋방 보러 간 날 눈물을 흘리던 남편이 이사한 후 완전 정신을 번쩍 차리고 1년에 명절 두 번 빼고는 쉬는 날 없이 죽기살기로 뛰어서,

3년 반 만에 현금 2억 모으고, 제 대출도 1억 넘던 거 3천 정도만 남기고 갚고, 주택담보대출 받아 40평대 아파트로 올해 이사를 했네요.

15년 된 아파트지만 내부 인테리어 완전 고급으로 새로 다 고치고, 들고 올 살림이 냉장고밖에 없어서 그거 빼고는 가구도 완전 새 거로 싹 바꿔서 왔더니 주변 사람들도 난리 나고, 로또를 맞았냐고도 하고, 다들 내 일처럼 기뻐해 주고 축하해 줬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구나 하면서 기뻐해 주니 저도 참 좋더라구요.

첫 집들이로 친정식구들 초대를 했습니다.

멀리 계신 부모님과 오빠한테 연락을 했더니 흔쾌히 달려와 주시더라구요.

농사짓는 분들이라 넉넉하지도 않은데 아빠는 소고기집 가서 저희가 산다는 거 기어코 40만 원 넘게 결제하시고(나중에 내려가실 때 남편이 100만 원 봉투에 다시 넣어 드렸어요.)

엄마도 봉투에 100만 원 해서 주시더라구요.(엄마도 나중에 80만 원 봉투해 드렸음)

여동생은 살림이 어렵다 보니 뭘 안 해 줘도 상관없는데 예쁜 시계를 사주고요.

그야말로 둘째 딸이 한 4년 가까이 죽도록 고생하고 좋은 집으로 이사간 거라 부모님께서 동네잔치라도 하고 싶은 듯한 기분이셨어요.

그런데 언니한테도 시간 되면 와달라고 했더니 그날 하필 교회에서 바자회를 하는데 본인 임무가 있어 못 온다고 하더라구요.

저녁에 혹시 갈 수 있으면 오겠다고.

그래서 시간 되면 오라고 했는데 저녁에 피곤해서 못 오겠다고 엄마한테 알리더라구요.

통화도 계속 엄마랑만 집이 좋냐, 크냐 이런 거 물어보고.

(언니랑 여동생은 저랑 같은 지역에 삽니다.)

그러고 이사한지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직접적으로 저한테 이사 관련해서 절대 물어보지도, 전화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와보지도 않았죠.

그러다 이번 여름휴가 때 친정에서 만났는데 뭐 형부랑 주말부부를 하는데 토요일 밤에 와서 월요일 새벽에 가기 때문에 어디를 다닐 시간이 없다는 말을 하대요.

일요일은 교회 때문에 움직일 수가 없다는 거죠.

그렇다고 사이 안 좋게 지내는 것도 아니에요.

1월 1일에도 제가 먼저 전화해서 복 많이 받으라는 말도 하고, 좁지만 저희 집에 왔을 때 제가 맛있는 음식도 많이 사주고,

조카가 군대 휴가 나왔다고 전화 오면 돈 20만 원도 보내주고,

친정식구들이 정이 많아 서로서로 돕고 잘 지내거든요.

제가 돈을 달라는 것도, 뭘 사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가족인데,

이사는 잘 했냐, 나중에 한번 가보마..이런 말도 안 해주는 언니가 참 서운하네요.

어쩜 그렇게 무심할까 싶기도 하고..

언니 애 낳고 집에서 애만 볼 때는 저랑 여동생 주말이 없을 정도였어요.

얼마나 집에 오라고 불러대는지.

주말마다 불려가면 가방 이쁘다, 뭐 이쁘다 달라면 주고, 조카 봐주고, 맛있는 거 사주고....

교회가 사람을 매정하게 만드나라는 생각까지도 들어요.ㅎㅎ

이게 쿨하게 쌩까고 그냥 각자 사는 게 맞는 건지,

가족인데 좀 정 있게 사는 게 맞는 건지...

남들도 다들 그동안 고생했다고 격려해 주고 집에 와서 축하해 주는데...

자꾸만 서운해지는 제가 비정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