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아주 독불장군이고 권위적이세요.
세상에 당신 생각과 다른 생각,당신 방식과 다른 방식은
다 틀린거라고 생각하시고 나무라세요.
남편은 그런 아버지 때문에 어려서 스트레스 받고
그런 아버지 때문에 엄마가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왔다고 엄마 불쌍하다 하더니,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아버지랑 똑같아지는거예요.
집안일이나 그 외 생활적인 면에 대해서도
남편이 말하는,알아서 한다는 말의 정의는,
제가 판단을 해서 어떤 결과치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남편 생각과 방식을 제가 알아내서
남편 생각과 방식대로 하는 것을
알아서 하는거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자면,제가 집에 어떤 물건이 필요해서
제가 그 물건을 골라서 사는게 알아서 하는게 아니라,
어떤 물건이 필요하면 남편의 취향과 생각을 알아내서
남편이 좋아할만한 걸로 사는게
저희 남편의 '알아서 하는 것'이예요.
남편 물건이나 남편에 관한거라면 말을 안 하죠.
집안의 사소한 물건 하나하나 다 참견해요.
제 취향대로 제가 알아서 사면
남편은 알아서 하는게 하나도 없다,라고 말해요.
집도 그래요.
제가 이사갈 동네나 아파트를 알아보고
여기가 좋겠다 싶어 남편에게 얘기하면
자기랑 생각이 틀리면,알아서 하는게 하나도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해요.
그런데요,저희 남편이 평범하질 않아요.
완전 4차원에,취향이 너무 독특하고,
집 구할 때도 다른건 하나도 안 보고,
자기가 꽂힌 조건 딱 하나만 보고 집을 구하려해요.
그게 그때 그때 다를 뿐만 아니라,황당해요.
제가 교통,애들 학원,시장 보는거,등등
요모조모 따져가며 골라도
자기가 꽂힌 단 한 조건에 부합이 안되면
아무 것도 알아서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저는 되는거죠.
20년을 그러고 사니,
저는 남편에게,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었네요 ㅠㅠ
자기 일이나 똑부러지게 하면서 그러면 모르죠.
맨날 일은 엄청 벌려놓고 수습을 못 하고
자기는 완전 물가에 내놓은 애 같은데,
제가 뭐라 안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자기가 찔리는건지 잘못한 줄 모르는건지
자기 방식대로 해서 결과가 안 좋으면
자기가 소리 지르고 화를 내요.
그렇게 돼서 기분 안 좋은 나도 가만히 있는데
자기가 저질러 놓고 자기가 화를 내요.
애들도 아빠가 이상하다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다,
엄마는 왜 아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했냐 해요.
제가,그래도 아빤데,하고 좀 감싸려하면
엄마는 아빠한테 그리 시달리고 그런 소리가 나오냐 해요.
이젠 이런 남편에 넘 지치네요.이혼하고 싶어요.
그런데,가진게 없네요.
몸은 성한데가 거의 없어 일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구요.
남편만 보면 미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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