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연락도 없이 시부모님들이 오셨어요.

술주사 심하다는 그분들입니다.

방학이 다 되어가겠거니 해서 아이들 핑계되면서 술 드시러 오신 모냥 입니다.

형님댁에 갔다가 일차로 튕기고

(저희 형님은 절대로 시부모님이랑 술자리 안할거라고 맹세 하셨거든요)

저희집에 형님욕하러 오신겁니다.

어쩌겠어요.

근처 중국집에 갔습니다.

거긴 늦게까지 하거든요.

집에 있는것도 없고

사정 말씀 드리니

집에 술안주 없는집이 어디 집이냐고 하네요.

우리집이 어디 술집입니까?

중국집에 갔습니다.

점원한테

시부가

여기 있는 음식들은 다 중국산입니까? 한국산을 안쓰나요?

하면서 계속 열번을 묻는 겁니다.

어린 점원이 난처해해서

매니저쯤 으로 되어 보이는 호탕한 아주머니가 받아주시더군요.

중국산도 있고 한국산도 있는데 그런거 물어보는 손님 처음이라고

시모도 계신데 일하는 점원 불러서 옆에 앉아서 감이 술먹자고 하질 않나

혹시나가 역시나

애들 데리고 얼른 와버리고 인터몬도 꺼버렸습니다.

남편 혼자만 달랑 놔두고 오니

남편눈이 커다래져 가지고

나 혼자 놔두고 가면 어쩌냐는 눈

그래서

내일 출장이 있어서 빨리 자야 한다고 하니

새벽까지 마시고 회사가도 아무일 없다고 시부가 말하는 겁니다.

아! 증말

부모가 되가지곤 도움은 못 줄망정

집도 우리가 샀는데

맨날

아들집에 연락하고 와야 하냐고 그게 제일 불만이라는 영감탱이

다른집들은 시모들이 괴롭힌다던데

제가 얼마나 복바가지가 없었으면

쌍으로 난리들이신지

집에 와서

남편이

"미안해 자기야. 우리 부모가 많이 모자라서 . 그래도 너는 시댁이지만 나는 친부모인데 얼마나 그렇겠냐?"

하길래

어쩌겠어요?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자자.

하고 잤습니다.

각자 따로요.

저 영감탱이는 언제까지 우리를 괴롭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