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홀어머니와 외동딸 결혼에 대해 쓴 원글이입니다.

 제 나이 47살이고, 결혼한지 23년째네요.

 누가 들어도 힘든 결혼 생활했고, 여기 해오름에도 몇 번 하소연 했었어요.

 그 때마다 다들 이혼해라, 아이도 이혼을 바랄거다, 그런 가정에서 사는 것보다는 한부모가 낫다..

 모두들 그러셨어요.

 순간순간 살인 충동을 느끼면서도 제가 버틴 이유는 단 한가지 였어요.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더 나은 경제적 환경 제공.

 조금이라도 더 편안한 집, 조금이라도 돈에 대해 덜 걱정,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 조성.

 이제 대학 1년이 남았어요.

 대학에 들어오니 중, 고등때보다는 사교육비가 절약되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아요.

 아끼고 아낀다고 해도 대학 등록금도 내야 하고, 용돈도 써야 하고, 영어 학원이며 자격증 학원도 다녀야 하고, 책값도 만만치 않고..

 아이는 대학 2년때까지 알바를 했고, 그 후로는 제가 그만 두게 했어요.

 차라리 장학금을 타라구요.

 제가 아이 취직 후 이혼하려는 이유는 아이가 취직할 때 불이익을 당할까봐.. 그리고 아이가독립을 하더라도 지금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어서에요.

 재산분할을 계산해보니 서울에서는 작은 빌라, 경기도에서는 작은 아파트 구입이 가능하네요.

 아이가 어디로 취직을 할지, 같이 살면 좋겠지만 만약 안 된다면 재산 분할해서 작은 오피스텔이라도 얻어주고 저는 나머지 돈으로

 혼자 살 생각이에요.  오피스텔은 결혼할게 되면 결혼자금으로 쓰라고 할 생각이구요.

 절대 아이한테 기댈 생각 없구요.

 저도 지금 적은 돈이지만 벌고 있고, 혼자서는 저금도 하면서 살 수 있어요.

 조금이지만 노후 자금 준비도 하고 있고, 힘이 되는 한 일 할 거구, 더 늙으면 주택 연금이라도 받아서 아이한테 손 벌리지 않을 거에요.

 아이가 결혼하면 명절에 오지 않아도 좋다 할 생각이고, 아이와 사위가 원할 때만 만날 거에요.

 물론 아이가 손녀,손자를 봐달라 하면 봐줄 거구요.

 좋은 환경에서 키우지도 못 했는데 아이한테 매달리고 짐을 지우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홀어머니와 외동딸이 결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계신걸 보니 맘이 복잡하네요.

 사실, 입장 바꿔서 저도 아이가 이혼한 시어머니와  그 외아들인 사람과 결혼한다고 하면 반갑지만은 않을 거 같아요.

 23년 살았는데 더 못 살겠냐 싶은 생각이 언뜻 언뜻 듭니다.

 25살에 결혼해서 반평생을 지옥에서 살았어요.

 이제라도 내 인생 찾아야 하는지.. 아이를 위해 그냥 이번 생은 이렇게 끝내야 하는지..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이렇게 평생 나를 지옥에서 살게 하는구나 싶으니.. 그런 선택을 한 제 자신을 용서하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