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뭐라고 글을 시작할 지 잘 모르겠네요..

공부 모임에서 만나서 좀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있는데... 처음부터 좀 안맞는다 싶은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잘 지내왔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저만의 오해나 착각인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역시 이 사람은 나랑 잘 안맞는구나,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더 위하는구나 싶더라구요...  그리고 그게 그 언니랑 만나는 횟수도 많아지고, 또 언니가 저희 집 몇 번 오고 나서부터 인 것 같기도 하고...  자주 보고 겪다보니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걸 더 잘 알게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지방 중소도시에 살아요.. 아직은 농촌의 특징이 좀 많이 남아있는  그런 곳이요..  대학교를 서울로 다니다 보니 한 십 몇 년 서울 살다가 몇 년 전 다시 고향으로 내려왔어요..  집에만 있기 갑갑해서 무슨 무슨 센터 이런데 다니면서 시간도 보내고 이것 저것 조금씩 배우고 살았아요..  그러다가 이 언니를 알게 됐어요..   첫 날부터 좀 삐걱 거리긴 했는데, 나중에 그 언니랑 점심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자기가 실수한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언니 스타일이 아무말 대잔치??  그냥 속없이 아무 농담이나 막하고, 가끔 진심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인신공격이나 자기 비하 이런 것도 잘해요..  그래도 언니가 워낙 쾌활하고 목소리도 크고 잘 웃겨서 분위기도 잘 띄우는 사교적인 성격이라 다들 그냥 어이없어 하면서도 웃고 지나가고 그래요..  저 역시 가끔은 '언니 말 속에 뼈가 있네' 라고 느껴지리 때 있었지만 그냥 다 웃고 넘어갔어요.. 특별히 저를 기분나쁘게 하는 경우도 없었거든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우연히 이 A 언니가 저 빼고.. 이 A 언니보다 더 나이 많은 언니들도 빼고, 하지만 편한 또래나 동생 들 중에서는 저만 빠진 거 같아요... 따로 공부 모임을 만들었더라고요..  아마 그 중에 한 명 저랑 좀 불편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저랑 하고 싶었다면, 그 사람을 빼고 저를 포함시켰겠죠...   그 A언니가 그런 모임을 만든 것도 다른 사람들이 그 A언니를 빼고서 모임을 만들어서 그래서 자기도 그럼 하나 만들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만든거래요...   한 참 지나고 나서 A언니가 직접 이야기 해줬어요...  하지만 그런 이유로 모임을 만들었다고만 말했지 그 이상 자세히 말해주거나, 모임에 초대한 건 아니에요..   그 모임에 저랑 불편한 사람 있다는 건 다른 언니를 통해서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나를 뺐구나 짐작할 뿐이에요..

그리고 한 번은 다른 B언니가 그러더라구요...  그 A언니 목표가 살빼서 저처럼 입고 다니는게 목표라고요...  그 말 듣고서는 깜짝 놀랐어요... 농담으로라도 너처럼 살 뺄거야, 너처럼 입고 다닐거야 한 마디 한 적 없는 사람이라서 제가 마치 롤 모델이라도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게 좀 놀라웠어요..  저도 그 A 언니 처음 봤을 때는 좀 통통했는데 다이어트 해서 살도 좀 빼고, 오후에 일하면서부터는 옷차림도 원피스나 스커트 같은 여성스런 차림으로 바뀌었거든요..  화장도 하고 다니면서 예쁘다는 말도 좀 듣게 됐고요..

그리고 요즘 제가 아까 그 모임 중에 불편한 사람 C 랑  트러블이 좀 있었어요...  근데 그런 이야기를 그 A언니한테 했었거든요.. 근데 그 A언니는 자기도 사회생활 할 때 그런 일 겪었다면서 원래 그런거라고..  좀 부당하다해도 다들 마찬가지고, 그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게 당연할 거라고 약간 두둔하는 말을 하더라고요..  애초에 제가 그런 말을 하질 말았어야 했는데  좀 답답했어요.. 어디다 말할 데도 없고, 그 언니랑 자주 만나다보니 일상 얘기하면서 그런 말이 나왔어요...  지금은 좀 후회가 되네요..    어제도 그 언니랑 다른 사람들과 같이 점심 먹는데, 또 다른 언니 한 명이 있어요..  또 다른 언니 D도 저처럼 같은 사람 C한테서 비슷한 일로 트러블 있었거든요..  그래서 또 제 얘기가 나온 거에요..  근데 그 A언니가 갑지그 슬그머니 아이 핑계를 대면서 먼저 일어나 가는거에요..  첨엔 그런가 보다 했는데 문득 A 언니가 C얘기 나오는게 불편해서 간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그래서 저 혼자 A언니가 왜 그럴까 생각하다보니 여러가지 곱씹어지는게 있었어요..  그 A언니가 우리집에 왔을 때 딸도 같이 왔는데, 아이가 어려서 그냥 무심결에 자기 엄마랑 저랑 비교하는 말도 좀 했고, 언니가 자기네 집은 옛날에 지은 주택이라 좀 어둡고 정돈된 느낌이 아닌데 우리집은 아파트라 밝다고요.. 또 지금은 너네 아파트가 새거고 해서 좋지만 좀 있으면 더 좋은 아파트들 많이 생겨서 지금같지 않을 거라고도 하고...

그냥 저혼자 넘겨짚는 것일 수도 있는데 언니가 혹시 질투하는건가 싶기도 하고...  제가 C 랑 트러블 있는 거 말했을 때도 C가 저한테 열등감이 있는 거 같다고 하기도 했는데, 혹시 언니도 비슷한 감정이라서 그런 말 한건가 싶기도 하고...

문제는 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 언니를 자주 보게 될 거란 거에요..  이 언니가 지금 저랑 같이 하는 모임에서 빠지고 자기가 만든 모임만 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혼자 탈퇴하기 그래서 B언니한테 같이 탈퇴하자고 하니까 B언니가 저 때문에 안된다고 했대요..  B언니가 저를 모 임에 초대했거든요..  모임 탈퇴한다는 얘기도 처음에는 저한테 안하다가 혼자 빠지기 싫어서 B언니랑 같이 빠지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저까지 설득해야되는 상황이 되서 말한거에요..  혼자 모임 탈퇴하더라도 제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다 그 언니랑 연관되어 있어요..  그 언니가 이런 저런 모임 많이 만들었기도 하고, 발도 넓고 아침에 한 번 집 밖으로 나오면 계속 밖에 머무는 사람이라 계속 누군가랑 함께 만나게 되더라고요.

제 성격이 좀 포용력 있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이렇게 길 게 글 쓴 것도 평소 제가 좀 냉정하고 칼 같은 면이 있거든요...  저도 밝고 사교적인 사람이지만 안맞는 사람 있거나 하면 딱 잘라버리는 편이었어요..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데 궂이 나 혼자 배려하고 친해지려고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게 평소 제 생각이었거든요..  근데 이제 나이도 들고 하다보니 저도 그렇게 매정하게만 살 것이 아니라 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도 편하게 지내고 싶어졌어요..   그냥 억지로 그러는게 아니라, 그 언니 마음도 좀 풀어주고 불편한 맘 없이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 지 잘 모르겠어요...  받아들이는 법을 알고 싶어요...  그냥 나한테 맞지 않는다고 사람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 포용하고 싶은데...  제 그릇이 작은데 억지로 담으려고 하는건지..  제가 지금 어떻게 하는게 좋을 지 알고 싶어요..

그 언니한테 전화해볼까요?  그냥 아무 핑계라도 대서 만날 거리 만들어서 그냥 하하호호 하다보면 좀 풀어질까요?  생각해보니 요즘은 전과 달리 좀 만남이 뜸해진 거 같아요...  저 어쩔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