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 가기를 너무 싫어하다보니

일년도 넘게 안간것 같아요

머리가 치렁치렁 감당이 안되길래

그럼 엄마가 집에서 자르겠다 했더니

제발 조금만 자르라고 신신당부했는데

저도 모르게 덥석 싹둑

단발머리를 만들고 말았네요

어깨에 닿이는 정도 단발이예요

억지로는 아니고 딸도 허락해서 자른거지만

거울을 보고 한시간도 넘게 대성통곡을 합니다

첨에는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머리카락을 잘린 기분이 어떨까?

딸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딸내미 안고 엄마가 정말 미안하다고

아이안고 사과하고 같이 울었네요

오늘 아침에도 잘린 머리로 울면서 밥먹는 아이를 보니

가슴이 미어졌어요

제가 무조건 오냐오냐 하는 스타일 아니라

아이도 크게 까다롭지 않고

아무거나 입고 아무거나 잘먹는 아이인데

처음으로 그렇게 통곡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구요

표시안나게 묶어달라서 달랑 묶어서 학교 보냈는데

오늘 하루 어떤 일이 있기라도 했을까.. 조마조마하네요

시간이 지나면 길어질 머리

뭐 그리 대수인가 싶기도 하건만

이상하게 머리카락 잘리고 우는 아이의 모습이

가슴에 사무칠 정도예요

아들내미였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

딸 가진 엄마 마음이 이런건가..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