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인생 헛 사는 것같다는 분 얘기에 제 얘기 써볼께요.
저는 지방 국립대 나오고, 어릴땐 부유했는데 남편 잘못 만나 고생중이에요.
남편 얘기는 생략할께요. 폭력 제하고 다 한다고 보시면 되요. 주식과 사치로 억대 빚은 기본이구요.
남들 다 작은 집이라도 내것 하나는 가지고 있는거 같은데 결혼 15년차에 아직도 전세살이에요. 이것도 2년 전보다 전세값이 8000만원이 올라 올 해에는 또 어디로 가나.. 아이 전학은 안 되는데.. 반전세나 월세로 가야하나.. 매일 고민이에요.
가끔 보면 집 형편이 정말 어려운데 막연히 타령만 하시는 분들이 계신거 같아요.
저는요, 한동안 정말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남편 죽일 생각만 하다가 발벗고 나섰어요.
우선 집을 다 뒤져서 버릴거 버리고 팔 거 팔았어요.
다른 집에 기본으로 있는 전자렌지, tv도 팔았어요. 결혼반지도 팔았어요. 헌옷도 아저씨 불러서 팔았어요.
아침 출근 전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전기코드 뽑아요. 밥통은 절대 보온 안 시켜요.
아이는 학원 보내줄 돈은 없는데 공부할 의지는 있어요.
만약 의지없는 아이라면 다른 길 찾아주려고 했어요. 그래서 중1과정부터 ebs나 강남구청인강을 같이 들어요. 아이보다 제가 이해력이 조금 좋아서 나중에 아이가 문제풀때 모르면 약간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영어단어 test지 만들어서 아이가 단어 외우는거 체크해요. 인터넷 뒤져서 아이가 읽어야할 책 목록 써놓고 도서관 3군데 다니면서 빌려와요. 제가 먼저 읽고 아이가 읽어요. 책 읽는거 넘 싫어하는 애인데 제가 읽으면 호기심이 생겨서 읽어보고 싶대요. 주말에는 같이 도서관가서 독서평설이라는 잡지 읽혀요. 그래서 tv도 없앴어요. 학원은 못 보내도 환경이라도 만들어주고 싶어서요. 넘 보고싶은 프로그램은 돈내고 컴퓨터로 봐요. 1년에 1~2번이에요. 만약 공부할 의지없다고 하면 제가 나서서 적극 알아봐줬을거에요. 요즘 특성화고 넘 많고 좋은데도 많아요. 돈없을 수록 적극적으로 정보찾아야 해요.
핸드폰은 알뜰폰이에요. 와이파이 안되면 인터넷 안 하고 출퇴근할때는 눈감고 있던가 멍때려요. 핸폰하는 것보다 정신건강에 좋은거 같아요.
아이가 외동인데 혼자있는걸 넘 무서워해요. 특히 방학때.. 자기손으로 밥 차려먹는게 넘 서럽대요. 그래서 오전파트로 일해요. 무슨 일이 있어도 출근 전에 깨워서 밥 먹이고 가요. 과일이랑 우유, 빵, 훈제계란등 간단한 간식 매일 차려서 쟁반에 놓고 가구요. 그래야 제가 올때까지 버티니까요. 일 마치고 헐레벌떡 오면 2시 30분이에요. 아이 점심먹이고 집안일하고 같이 공부하거나 책 읽어요. 점심은 주로 볶음밥이나 면을 먹여요. 라면이나 인스턴트는 안 먹여요. 가난한 사람들은 몸이 재산이니까요. 아이가 늦게 먹어도 엄마가 먹는걸 봐주는게 좋대요.
일은 어린이집에서 보조교사해요. 다행히 자격증이 있어서요. 6년전에 취득한거에요. 선생님들 다 저보다 15살씩 어리고, 저는 진짜 힘들 때도 있지만.. 매일 같은 신발, 다 떨어진 가방, 2~3벌로 돌려입는 옷이 창피하지만 이 악물고 웃으며 일해요. 보조교사 자리 못 구하면 가사도우미 하려고 했어요. 요즘은 가사도우미 업체에서 교육도 해주더라구요. 매일 오전에만 일해도 80가까이 벌어요. (업체 수수료는 줘야해요) 80이면 한달 식비, 생필품값이에요.
아이가 아무리 엄마 손이 필요해도 왕복 출퇴근에 4시간 근무는 괜찮을 거 같아요.
아이 어리다고, 배운거 없다고, 힘들다고 한탄만 하면 매일 점점 더 힘들어져요. 나는 제자리인데 세상은 자꾸 위로 위로 가고 있어요. 올라가지는 못해도 더 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게 아둥바둥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못 할게 뭐가 있나요. 조금만 주변을 둘러보면 길이 보일거에요. 두드리세요.
이러는 저도 매일 기분이 롤러코스터를 타요. 좋았다 우울했다..
저보다 더 열심히 사시는 분들도 많은데 오지랍이라면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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