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들이 연로하고, 여기저기 지병이 생기면서

병원을 자주 다니게 되셨어요.

노인들 지병이 얕은 것들이 아니다 보니, 큰 병원을 지정해서 다니시는데

하필 그게 저희집 근처네요.

좀 살만한 동네다 싶으면 여지없이 큰 병원 하나씩은 다 있잖아요.

시누이네 동네에도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이 있음에도

저희집 근처로 다니셨어요.

문제는. 병원치료도 잦아지고, 대중교통 이용도 약간 불편하다보니

아예 저희집으로 합가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본가에서 대중교통으로 이용하시면 멀지 않은 거리이기도 하거든요.

차마 같이 살자 먼저 말은 못하시는데, 말의 뉘앙스가 병원과 가까운 곳에 살아야 안심이 된다시는데요.

노인들 다 병원 근처로 이사오고 있다시며 본인들도 그러시고 싶다는겁니다.

시부모 살고 계신 집 팔아봤자 이 근처 월세도 못얻으시다보니

당연하게 합가쪽으로 자꾸 포커스를 맞추시네요.

저..친정부모와도 못삽니다.

원래부터 성격상 누군가에게 맞추는 것도 불가능하고

더더구나 어른 모시며 살림같은거 할 성격이 아니에요.

직장생활할때도 상사에게 고분고분한 적도 없었고, 남편에게도 반말하고 이름부르며 사는데

이런 내가 시부모라고 그들 비위 맞추고 병원 모시고 다니며 보호자로서 살 생각은 전혀 없거든요.

부엌일 가뜩이나 싫어서 반찬도 사다먹고 외식으로 떼우는 마당에

내가 원치도 않는데, 노인들 식사까지 챙기며

내 집에서 불편하게 살아야 하는지.

시부모가 사 준집도 아니고 제가 샀어요.

그러니 저렇게 간접적으로 자꾸 앓는 소리 해대시는 것 같아요.

아..그런 말씀 들을때는 아무 생각 없이 들었기에 아. 그냥 병원과 거리가 좀 멀어서 불편하신가보다 했었는데

몇 일 지나서야 뜬금없이, 갑자기 그 속내가 읽히다보니

골치가 아픕니다.

곧 큰 집으로 이사 계획에 있어서 방도 남아 돌게 생겼는데

다시 계획 수정하고 싶을 정도로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