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남편하고 결혼하고 놀란게 저런 것도 어릴 때 안 배웠나 싶은게 너무 많았어요. 특히 식탁에서 넘넘 싫은 행동들을 하는데 이를테면...
젓가락으로 밥을 떠먹어요. (요즘은 이렇게 떠먹는 사람이 대다수긴 하지만) 그 젓가락 끝에 끈적끈적 밥이 묻어 있는데 그걸로 반찬을 집어 먹는데 진짜 밥맛 떨어지거든요.
김치를 먹을 땐 양념을 그릇 가장자리에 훑어서 먹어요. 양념을 슥슥슥 닦아내는데 그 김치그릇 손도 대기 싫어져요.
가장 싫은 건 국 종류를 먹을 때 입술을 숟가락 끝에만 살짝 대서 후루룩 흡입을 합니다. 국 먹을 때 후룩 소리 때문에 밥맛 딱 떨어져요.
그러지 말아달라고 몇 번 이야기했는데 밥 먹을 때 뭐라하니 짜증이 나니까 버럭 소리를 지르고 식탁 뒤엎을 기세라서 그 이후론 그냥 암말 안하고 있긴 한데 정말 ...
그런데 이번에 시어머니를 모시게 되었어요. 시어머니가 식탁에서 제 남편하고 완전 똑같아요. 저거 말고도 일상생활에서 제가 그동안 왜 저럴까 싶었던 남편의 이상한 습관들...옷장 문을 다 안 닫는다든지... 하여간 얼굴도 똑같이 생겼지만 생활습관이 완전 판박이더라구요.
사람 참 보고 배우는게 무섭구나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애들한테는 좀 깐깐하게 굴게 되네요. 음식을 후루룩 소리 내서 먹으면 한소리 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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