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예전에 암에 걸렸을 때도 병원 같이 가준 적 없고,
병원 다녀와도 어떠냐? 검사 결과 한번 물어본 적 없죠.
저 항암할 때 혼자 여행도 갔다오구요.
집안일 손 하나 까딱 안 했죠.
일반 쓰레기 한번 갖다 버린 적 없어요.
지방에서 저희 친정엄마가
저 항암하고 힘든 기간 마다(한번에 일주일 정도) 올라오셔서 돌봐주셨고
가끔 도우미 불렀구요.
그러지 않았으면 전 굶어죽었을지도 몰라요.
그때 애들은 초딩들이어서 그랬다지만
남편은 마누라 끼니 한번 챙긴적 없었거든요.
밥은 먹었냐 한번 물어본적도 없는데,
자기는 뭐 사다 잘 먹더라구요.
그때의 서운함도 남아 있는데.....
작년에 제가 크게 다쳐서
뼈 부러지고 인대가 끊어졌어요.
팔 하나와 다리 하나를 다쳤죠.
수술하고 오랫동안 입원했는데,
보호자 없이 있었어요.
그냥 병원서 휠체어 타고 움직였고,
혼자 힘들 땐 옆 침대 보호자가 도와줬어요.
식구들도 병원에 뭐 갖다달라는 핑계로 부르기 전에는 오지도 않았죠.
애들은 그래도 부르면 별말 없이 왔는데,
한번은 차에 싣고서나 올 수 있는 물건이라
남편에게 갖다 달라 전화했더니,
그냥 택배로 시켜쓰지 귀찮게 갖다달라 한다고
지랄지랄하더라구요.
퇴원할 때도 혹시나 싶어 전화했더니 택시 타고 오래서
애들이 와서 택시에 짐 싣고 같이 집에 왔어요.
퇴원해서도 목발 없인 걷거나 서지 못 했고,
일상생활하는데에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게 많고
다리 다친게 단순히 걷는데만 불편한게 아니구나 하고 그때 깨달았죠.
팔 하나를 못 쓰니 집안일도 할 수가 없었어요.
먹는거는 시켜 먹거나,애들이 라면을 끓이거나,
밀키드 된거나 즉석 음식 데워먹거나,
아님,저랑 애들이랑 부엌에 서서
제가 애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하면서 밥을 하게 했구요.
그런데,다른 집안 일은 어쩔 수가 없더라구요.
처음엔 놔두면 하겠지 하고,2주 정도를 지켜봤는데,
제가 시키면 애들이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정도는 했지,
남편은 손도 까딱 안 하더라구요.
설거지를 애들한테 시켰는데
서로 미루고 안 하다가 쌓이고 하면
남편은 팔 못 쓰는 저에게 설거지는 그때그때 하라며
잔소리만 했을 뿐.
청소 안 해서 집안에 먼지는 넘치고,
욕실도 엉망이고.....
버티다 못해 일주일에 한번씩 도우미를 불렀고,
조금씩 움직일 수 있을 때 부턴
좀 더디더라도 제가 집안일을 했죠.
그래도 다친데가 심해서 몇 달을 재활치료를 다녀야 했어요.
병원 다니랴,더딘 집안일 하랴,애들 신경쓰랴 저도 바빴죠.
그때 작년에 다치면서 생각한게,
내가 다치면 아무도 돌볼 사람 없겠구나 하는거였어요.
그래서 돈으로든 뭐든 내 몸은 내가 지켜야겠다 생각해서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 받았죠.
도수치료도 받고 물리치료도 받고 충격파 치료도 받구요.
남편이 나온 비용을 보더니 지랄지랄 하더라구요,돈 많이 썼다고(그 소리를 왜 이제와 하는지).
한참을 지랄거리길래,
나 아프면 당신이 책임질거냐, 아니지 않냐,
나 아프면 누가 나한테 밥 한술이라도 해주냐,
집안일을 대신 해주냐,아니지 않냐,
그러니,내 몸 내가 지키려고 썼다,했더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시간 지나면 뼈고 인대고 다 붙는건데
거기에 돈을 들이냐,이 지랄하더라구요.
그래서 니 돈 안 썼다,했더니,
그제서야 입 다물더라구요.
많진 않지만,친정부모님 돌아가시면서 제게 남겨주신 돈이 있는데,그걸로 병원비 썼거든요.
마누라 병원비도 아까워하는 저 인간,
저걸 남편이라고 해야 맞는건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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