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예비고3입니다.

성격이 욕심 없고 힘든 일을 싫어해서 공부 많이 안합니다. 그래서 성적도 안 좋고요.

지금까지 학원, 과외 끊임없이 했지만 성적은 늘 중하입니다.

공부에 관해서는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속 터지지만 아이들과 잘 어울리고 심성이 착하다는 거 생각하며 성적은 반 포기하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다들 열심히 하는 고2겨울방학이 되서도 아침이면 늦게까지 자고 있으니 결국 오늘은 저도 폭발해서 아이에게 모진 소리가 막 나왔네요.

고3이 되면 상전이다.. 가족들 생활패턴이 다 고3에 맞춰 돌아간다... 이런건 열심히 하는 고3들에게만 해당되는 거 같단 생각마저 듭니다.

남편 버는 걸로는 늘 빠듯해서 결혼하고 지금까지 저도 정말 힘들게 일하면서 아이들 뒷바라지중입니다.

일이 고될 때는 하루 몇 시간도 못자면서 일하고 그 시절이 길다보니 나이 50 바라보는 지금은 여기저기 몸도 많이 아파요.

제가 자식이라면 그렇게 힘들게 사는 엄마 생각해서라도 공부할 것 같은데 여전히 잘 거 다 자고 핸드폰도 하루 보통 2시간 가까이 게임 영상 틀어놓고 보고 있고... 저런 아이에게도 고3이라고 제가 늘 웃으며 대하고 힘 내라고 응원하고 그래야 하나요?

아이는 집에서만 이러지 독서실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제게 소리를 지르지만 솔직히 열심히 하는 아이의 성적이 도저히 아니기 때문에 아이 말이 믿어지지도 않습니다.

우리 애 인생에 공부는 없구나.. 그동안 정말 쏟은 눈물이 한 양동이는 될 만큼 많은 일을 겪으면서 저도 거의 포기한 부분이긴 하지만 막상 고3이 되니 그런 아이 바라보는게 너무 속상하고 눈물이 나요ㅠㅠ

동네 친한 엄마는 그동안 아이에게 모질게 안하고 포기 잘 하고 살아왔으니 그냥 일관되게 맘을 비우라고, 그래야 저도 아이도 편하다고 하는데 문득문득 홧병처럼 확 치밀어 올라올 때가 있네요ㅠ